수미 테리 “北움직이는 지렛대는, 뜻밖에도 인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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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 美컬럼비아大 연구원
“김정은, 인권 국제이슈화 못참는듯… 北 미국인 석방에 美당국자도 놀라”

수미 테리(김수미·42·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요즘 미국에서 뜨고 있는 한반도 전문가 중 한 명이다. 미 외교전문 격월간 ‘포린어페어스’ 7·8월호에 ‘자유로운 하나의 한국-왜 한반도 통일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선택일까’를 기고해 화제와 논란을 낳았다.

그는 기고문에서 3대 통일 시나리오로 △북한의 개혁개방에 따른 점진적 통일 △북한 급변사태 이후 한국에 흡수되는 통일 △군사적 무력통일을 제시한 뒤 “두 번째 경착륙 통일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 높고 그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북 통일 비용은 독일보다 더 들 수 있지만 그 혜택이 (비용보다) 더 크다”고 했다. 이에 한국의 진보진영 학자들은 “북한 체제를 강제로 붕괴시키자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고 박근혜 정부 내부에선 “‘통일 대박론’의 이론적 뒷받침이 되는 논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7일(현지 시간) 컬럼비아대에서 한인 학생회 주최로 열린 ‘통일-차세대 리더’ 주제의 111회 코리아포럼 현장에서 만난 테리 연구원은 “내 기고문은 지난해 말 포린어페어스 측에 전달된 것으로 통일 대박론을 의식한 논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보다 정권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그에 대비하고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보다 더 불안정한 만큼 그가 최고지도자로 있는 한 개혁개방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테리 연구원은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동결 사건 이후 북한에 강력한 레버리지(지렛대)가 사실상 없었으나 최근 인권 이슈가 북한을 움직이는 ‘놀라운 레버리지’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억류 미국인을 석방하고 적극적인 ‘인권외교’를 펴는 것에 미 당국자들조차 놀라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김정은이 자국의 인권 이슈가 국제적으로 부각되는 걸 참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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