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준vs박한이…명품 수비대결, 승리만큼 빛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1일 06시 40분


넥센 유한준-삼성 박한이(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넥센 유한준-삼성 박한이(오른쪽). 스포츠동아DB
유한준, 2회말·3회말 소사 살린 호수비
박한이, 안타성 타구 다이빙캐치로 잡아

10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이 웃고, 넥센은 울었다. 그러나 양 팀 모두 한국시리즈 진출 팀다운 빼어난 수비로 명품 투수전을 빛냈다. 특히 삼성 박한이와 넥센 유한준의 명품 우익수 대결이 잠실구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그 시작은 유한준이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말 2사 1·2루.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는 넥센 선발 헨리 소사의 공을 받아쳐 우중간을 꿰뚫는 안타성 타구를 때려냈다. 그러나 우익수 유한준이 20m 가량을 전력 질주해 워닝트랙 앞에서 공을 낚아챘다. 삼성은 공격이 중단됐고, 넥센은 위기를 넘기며 3회로 넘어갈 수 있었다. 삼성 덕아웃에서는 아쉬움의 탄성이, 넥센 덕아웃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이뿐 아니다. 그는 3회말 1사 1루서도 최형우의 타구를 잡아내며 삼성의 흐름을 끊었다. 이날 오른쪽으로 날아오는 타구를 모두 잡아내며 호투하고 있는 소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삼성 박한이도 이에 맞섰다. 3회초 넥센의 선두타자 박헌도가 삼성 선발 릭 벤덴헐크를 상대로 똑같이 우중간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쳐냈다. 안타라고 생각이 될 만큼 잘 맞은 타구였다. 그러나 삼성의 우익수는 박한이였다. 박한이는 빠른 발로 타구 낙구지점까지 달려가 다이빙캐치로 공을 잡아냈다. 유한준의 호수비로 득점찬스를 놓친 아쉬움을 완벽하게 되갚아주는 수비였다.

최고의 호수비를 선보인 박한이와 유한준은 동국대 3년 선후배다. 박한이가 4학년일 때 유한준은 1학년이었다. 당시 포지션도 달랐다. 박한이는 외야수였고, 유한준은 3루수였다. 프로에 들어온 뒤 유한준이 외야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같은 우익수로 뛰게 됐다. 둘 다 빼어난 타구 판단력과 좋은 어깨로 수비 잘 하는 선수로 꼽히곤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면서 팀에 공헌하고 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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