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공학도의 꿈, 청소년학술제 통해 한발 접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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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71개 고교서 850명 참가… 4개월간 대학교수와 연구 진행
“스스로 주제 정해 논문 작성… 미래 진로 결정할 좋은 경험”

9일 인하대 자연과학대학 5호관 강의실에서 인천 명신여고 학생들이 지난 4개월 동안 탐구한 ‘엑셀을 이용한 태양계 천체들의 물리량 구하기’를 발표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9일 인하대 자연과학대학 5호관 강의실에서 인천 명신여고 학생들이 지난 4개월 동안 탐구한 ‘엑셀을 이용한 태양계 천체들의 물리량 구하기’를 발표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9일 오후 인하대 자연과학대학 5호관 강의실. 난생처음으로 대학 강단에 서 본 인천 만수고교 2학년 권용재 군(16) 등 5명이 ‘분광광도법을 이용한 중금속 혼합용액의 정량분석 방법 개선’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었다. 분광광도법이란 물체에 투과되거나 반사되는 복사 에너지를 파장의 함수로 측정하는 방법.

권 군 등은 제1회 인천청소년학술제에 참가한 이공계열팀 가운데 한 팀으로 5월부터 서울대 화학교육과 홍훈기 교수와 조교들의 지도를 받았다. 열악한 실험실 탓에 서울대 실험실을 오가며 지도를 받았다. 이들은 “땅에 버려진 건축폐기물이 빗물 등의 영향으로 하천에 유입됐을 때의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코발트와 크롬을 이용한 분광광도법을 적용해 실험을 했다”며 “간편하고 정확한 오염 측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발표가 끝나자, 학익고교 등 다른 학교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교수들의 날카로운 질문도 이어졌다. 권 군 등은 “처음에는 아무 지식도 없이 주제를 맡았는데 4개월 동안 서울대 교수와 조교의 도움으로 실험과 탐구를 반복하면서 개념이 정립됐고 논문까지 쓸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8, 9일 열린 인천청소년학술제에는 인천지역 71개 일반계 고교에서 인문계 102팀, 이공계 63팀 등 165팀 85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5월부터 서울대 인하대 중앙대 인천대 청운대 교수와 조교들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대학교수와 고교 교사의 지도를 받으면서 주제별로 연구를 분석하고 결과를 찾는 등 연구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인천산곡고교 학생들은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김상현 교수의 도움을 받아 ‘무게중심과 감쇠판이 선박 복원력 특성 및 횡경사 운동 감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관심을 모았다. 학술제에 참가한 학생들은 “4개월간 자신의 미래인 전공 적합성을 검증하고 미래 연구자로서의 자질을 키우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 인명여고 황원정 양(16·2학년)은 “2학년이 된 후 ‘과학중점과정’으로 진로를 결정했는데 적성에 맞을까 늘 걱정이었다. 그런데 대학과 연계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만난 대학 생 언니 오빠들로부터 화학공학과에서 어떤 학문을 배우고 졸업 후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학술제에 참가한 학생들은 지난달 25일 포스터발표대회를 통해 3개월간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해 탐구한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번 청소년학술제를 주관한 WISET(위셋) 인천지역사업단 최순자 단장(인하대 화학공학과 교수)은 “이번 학술제는 주어진 주제를 탐구하면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이 현상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 창의적 사고를 갖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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