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11일 세계가 부산 향해 고개 숙인다

오전 11시에 ‘턴 투워드 부산’행사
6·25 참전 유엔용사 희생-넋 추모
2007년 加 참전용사 발의서 시작
보훈처 주관 정부공식행사로 격상

부산시는 9일 오후 중구 남포동 일대에서 시 SNS 서포터스 ‘톡톡부산밴드’를 주축으로 11일 오전 11시 전 세계가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 홍보 활동을 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11일 오전 11시 전 세계가 부산을 향해 1분간 고개를 숙인다.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참전한 21개국 유엔 용사의 희생과 넋을 기린다. 국가보훈처와 부산시가 주관하는 국제 추모행사다.

이날은 제1차 세계대전 종료일(1918년 11월 11일)이며 영연방 국가 현충일. 또 미국에선 제대군인의 날이기도하다.

11월 11일 오전 11시에 1분간 진행되는 묵념은 국경을 초월해 부산을 향한 마음으로 하나(ONE)가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는 세계 유일 유엔기념공원이 있다.

미국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제대군인의 날 행사를 마치고 참전용사 100여 명이 한국전 참전비로 이동해 부산을 향해 묵념한다. 각 주 참전협회도 추모행사를 연다.

캐나다 오타와 시청에서는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전 11시 캐나다 보훈부와 국방부, 한국전참전용사회, 주캐나다 한국대사관이 공동으로 이 행사를 주관한다. 현지 시간으로 10일 오후 9시에 열리는 행사에는 캐나다 보훈부 장관, 국방총장, 오타와 시장이 참석한다.

터키에서는 참전협회와 62개 지부에서, 스웨덴에서도 추모 및 헌화 행사를 한다.

국내에서는 전국 100여 개의 나라사랑실천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초중고교생과 국군장병, 참전유공자 등 전 국민이 이날 오전 11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부산을 향해 묵념한다.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이날 추모식에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해 캐나다 연아 마틴 상원의원, 주한 외교사절, 유엔참전국협회 대표 등 1000여 명이 참석한다. 국가보훈처는 추모 메시지를 21개 참전국별로 작성해 각국 참전협회에 전달한다.

주한 터키대사관은 이날 오전 10시 10분 유엔기념공원에서 터키 장병 기념비를 제막한다. 이 기념비에는 ‘한국전쟁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전사한 영웅적인 터키 군인을 기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막식에는 아르슬란 하칸 옥찰 주한 터키대사, 터키 국방부 관계자, 터키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다. 터키는 6·25전쟁 때 2만1212명을 파병했고 이 중 966명이 전사했으며 1155명이 부상했다. 이곳에는 터키 장병 462명을 비롯해 영국 885명, 캐나다 378명, 호주 281명, 네덜란드 117명, 미국 36명 등 11개국 참전용사 2300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턴 투워드 부산은 2007년에 6·25전쟁 참전용사인 캐나다 빈센트 커트니 씨의 발의로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등 7개 참전국 용사들이 호응해 그해 11월 11일 처음 열렸다. 이후 한국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정부 공식 행사로 격상돼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특히 유엔기념공원 옆 당곡공원 안에 건립한 유엔평화기념관이 문을 열어 의미가 크다. 국제평화기념사업회가 258억 원을 들여 6810m² 터에 연면적 7999m², 지상 5층 규모로 지었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 미래를 위해 평화의 씨앗을 심습니다’를 콘셉트로 3개의 상설전시관과 컨벤션홀, 전망대를 갖췄다. 이병진 부산시 대변인은 “보훈처와 협의해 이 행사를 세계적인 추모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