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신한동해오픈 무결점 우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0일 06시 40분


배상문(왼쪽)이 9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30회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뒤 어머니 시옥희 씨와 함께 환한 웃음으로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배상문(왼쪽)이 9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30회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뒤 어머니 시옥희 씨와 함께 환한 웃음으로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13언더파 275타로 대회 2년 연속 우승
4R 12번홀 결정적 버디…문경준 따돌려
화려함보다 실속있는 플레이 한 단계 진화


18번홀(파5).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배상문(28·캘러웨이)이 주먹을 불끈 쥐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14시즌 최종전인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에서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것이다.

배상문은 9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문경준(32·휴셈)과 김봉섭(31·이상 8언더파 280타)을 5타차로 제치고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대회 2연패와 더불어 KPGA 투어 통산 9승째를 기록했다. 우승상금 2억원은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

관심은 배상문의 보기 없는 경기(Bogey Free)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쏠렸다. 배상문은 3라운드까지 54홀 동안 보기 없는 경기를 펼쳤다. 4라운드 1번홀부터 변함 없이 날카로운 샷 감각을 뽐냈다. 4번홀까지 계속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생각처럼 잘 풀리지는 않았다. 보기가 없었지만, 버디도 뽑아내지 못했다. 그 사이 2위였던 문경준은 9번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공동선두까지 올라왔다.

승부는 10번홀에서부터 다시 시작됐다. 침묵하던 버디가 터진 것은 11번홀(파4). 4라운드 첫 버디였고, 다시 단독선두로 달아나는 발판이었다. 그리고 12번홀(파4)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번째 버디가 나왔다. 문경준은 10번홀 보기에 이어 11번홀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순식간에 4타차로 벌어지면서 우승의 추는 배상문에게로 기울었다.

보기 없는 경기는 69번째 홀에서 멈췄다. 15번홀(파5)에서 2번째 샷이 왼쪽으로 휘어지며 워터 해저드로 빠지는 바람에 첫 보기를 적어냈다. KPGA 투어에서 보기 없는 경기로 우승한 것은 딱 한 차례뿐이었다. 1990년 팬텀오픈 조철상(56)의 11언더파 우승이 유일한 기록이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 목표가 보기 없는 경기였는데 많이 아쉽다. 그러나 우승은 우승이다. 무척 행복하다.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 경기지배력 향상, 퍼트 보완은 숙제

배상문이 ‘확’ 달라졌다. 과거 배상문의 골프스타일은 ‘내유외강’에 가까웠다. 화려하고 공격적 성향이 강했다. ‘모 아니면 도’식의 골프가 많았고, 그런 모습이 ‘배상문답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배상문의 골프는 ‘외유내강’형에 가까웠다. 화려함을 버리고 실속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차곡차곡 타수를 줄였다. 무엇보다 경기가 안 풀릴 때 참고 기다리면서 기회를 포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경기 흐름을 자신의 편으로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영리한 경기를 펼쳤다.

배상문의 영원한 스승인 어머니 시옥희 씨는 아들의 경기를 지켜본 뒤 “확실하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경기 흐름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리고 많이 침착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어머니의 눈에는 아직도 빈틈이 많다. 시 씨는 “아직은 배울 게 천지다. 특히 쇼트게임이나 퍼팅은 더 배워야 한다. 또 자만해서도 안 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인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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