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진 때 감독부터 자르는 한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9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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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는 감독의 게임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단장(General manager)의 게임이다. 야구단 자체가 광범위하고 프런트가 장기적인 청사진을 갖고 움직이는 터라 감독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적다. 야구장 내에서의 권한이 클 뿐이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패한 뒤 취한 첫 번째 조치는 네드 콜레티 전 단장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37살의 젊은 앤드류 프리드먼을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다저스는 프리드먼을 데려오면서 종전에 없었던 '베이스볼 오퍼레이션'이란 조직을 만들었다. 국내 프로야구단으로 치면 운영부서를 크게 확대해 사장 자리를 준 것이다. 프리드먼은 5년 총 연봉 3500만 달러(약 369억 원)에 계약했다. 연봉 700만 달러다. 메이저리그 구단 중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을 임명한 구단은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 애틀랜타 정도다.

프리드먼 영입과 함께 다저스는 프런트 구성원을 확대 보강했다. 성적 부진에 시달린 팀이 감독부터 해고하는 국내 프로야구와 다른 점이다. 프리드먼은 새 단장으로 오클랜드의 부단장으로 재직한 파한 자이디를 데려왔다. 자이디는 명문 MIT에서 경제학 석사, UC(University of California) 버클리에서 같은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다. 프리드먼 자신도 루이지애나 주의 사립 튤레인 대학을 졸업하고 월스트리트에서 투자전문가로 일했던 전력이 있다. 둘 다 학벌과 경력이 막강하다. 나이도 37세로 동갑이다.

다저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애리조나와 샌디에이고 단장을 지낸 조시 바인스를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바인스는 단장 경험이 풍부한 정통 야구인이다. 이어 텍사스, 보스턴 등에서 12년간 일한 게이브 캐플러를 선수육성총괄 부장으로 영입했다. 케플러는 지난 월드시리즈 때까지 폭스 스포츠원 스튜디오 해설자로 활동했다.

다저스 프런트의 새 수뇌부 구성을 보면 구단의 방침을 읽을 수 있다. 재정과 경제통이 포함된 수뇌부는 연봉낭비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다저스는 천문학적인 지역 방송중계권계약으로 자금은 충분하다. 하지만 연봉누수가 너무 컸다. 잘못된 트레이드와 장기계약으로 허비한 돈이 수천만 달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드먼은 탬파베이 단장 재직 시절 효과적인 연봉투자로 전력을 극대화했다. 12월 9일부터 샌디에이고에서 시작되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새롭게 구성된 다저스 프런트가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지 매우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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