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기억과 망각에 관한 17가지 풍경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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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인간 호모 메모리스/이진우 김민정 외 지음/428쪽·2만2000원·책세상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버리느냐는 정보화가 진행된 사회일수록 중요한 문제다.

다 소화할 수도 없는 양의 수많은 정보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각각 떠올랐다 지는, 지금은 정보의 백야(白夜) 시대다. 기억의 주요 수단은 그것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인간의 뇌가 아닌,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로 이동하고 있다.

이 책은 기억과 망각을 주제로 철학 사회 심리 문학 미술 음악 역사 과학 등의 학자 17명이 한 장(章)씩 맡아 완성됐다.

‘소리의 기억과 현대음악’에선 음(音)의 위계질서에 기초한 조성음악이 바이올린 활을 그을 때나 관악기에 숨을 불어넣을 때 나는 소음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망각했다면, 20세기 현대음악의 시대에 이르러서야 소음들은 유의미한 기억으로 소환된 점을 보여준다.

조선총독부 관료들의 육성 증언을 통해 가해자의 기억이 어떻게 원천 봉인되는지부터,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들렌으로 대표되는 문학에서의 기억 소환,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 일어나는 기억 형성 과정에 이르기까지 각 장마다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기억하는 인간 호모 메모리스#기억#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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