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조직해체법 처리… 우울한 소방의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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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년 기념식 시종일관 침울… 朴대통령 “국민안전처, 소방이 중추”

소방방재청을 국민안전처 산하 본부로 편입하도록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제52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시종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소방방재청은 최근 청장과 차장이 조직 개편과 관련해 소방관들의 반발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석연찮게 물러나면서 조직이 크게 동요했다. 게다가 조송래 차장 역시 임명된 지 일주일 만에 직위를 내려놓아야 할 처지다. 직원들은 인사와 청사 이전을 앞두고 ‘도통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앙소방본부로 이동하게 될 소방직과 달리 일반행정직·방재직 공무원들은 어느 본부로 발령날지 예측하기 어려워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서울청사 인근 이마빌딩에 중앙소방본부 청사가 임시로 마련됐지만 연말로 예정됐던 세종시 이전이 미뤄지면서 당분간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시일 내에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낮다. 7월 세월호 수습 지원업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헬기 추락으로 소방관 5명이 순직한 사고를 계기로 일선 소방관들은 국가직 전환을 요구해왔다. 정부조직법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소방안전세를 도입해 소방예산을 확보하고 지방직을 단계적으로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인력 충원을 추진하도록 노력한다”고 했을 뿐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도 축사에서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국가 대혁신으로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길에 우리 소방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재난 대응의 컨트롤타워가 될 국민안전처가 신설되면 우리 소방관 여러분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부족한 인력의 증원과 처우 개선, 소방장비 예산 지원 등 소방관 여러분이 현재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방의 날은 긴급 신고전화인 ‘119’에 맞춰 11월 9일이지만 주말과 겹쳐 이틀 앞당겨 7일 기념식을 열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이재명 기자
#조직해체법#소방의 날#소방방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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