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많이 하는 한국 직장인들, 휴가일수는 꼴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7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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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휴가도 못쓰는데 연차 쓸 여유가 어디 있을까요?"

9년차 직장인 김수미 씨(34·여)는 1년에 20일 가량 유급휴가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7월에 5일 휴가를 낸 게 다다. 그는 "봄에는 업무계획을 세워야 하고, 가을에는 추석이 있고, 겨울에는 결산이 있어 휴가 쓸 틈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와 같은 한국 직장인들이 세계 주요국 직장인 중에서 일은 가장 오래하면서도 휴가는 가장 짧게 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글로벌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는 전 세계 24개국 직장인 7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직장인의 연간 평균 휴가사용 일수는 8.6일로 최하위였다고 7일 밝혔다. 조사는 8월 25일에서 9월 17일까지 실시됐다.

24개국 직장인의 평균 휴가 사용일수는 20.5일이었다. 휴가를 열흘도 못 쓴 국가는 한국뿐이었다. 가장 많이 휴가를 쓴 나라는 프랑스(30.7일), 덴마크(28.6일), 독일(27.7일), 스페인(27.4일), 아랍에미리트(26.2일) 순이었다. 아시아 지역 1위는 일본(22.1)이었다.

한국 이외에 직장인의 사용 휴가 일수가 적은 나라는 말레이시아(10.7)일, 태국(12.1)일, 멕시코(13.6일), 미국(13.8일) 등이었다.

한국 직장인들은 휴가 사용이 적은 이유로 '업무가 많아서'(41%)라는 응답을 가장 많이 내놓았다. '직장 상사가 탐탁치 않게 생각할까봐'라는 응답은 19%로 2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또 한국 직장인 10명중 6.3명은 업무 때문에 휴가를 미루거나 취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뉴질랜드(10명 중 3.2명)의 2배가량이다.

당연히 대한민국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세계 최장 수준이었다. 한국 직장인은 한 주일에 평균 45.1시간 일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4개국 평균(38.2시간)보다 6.9시간 많다.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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