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뉴 미니 5도어 “다섯 번 연속 외쳐보니… 미니 ‘오덕후’ 됐네”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11월 8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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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미니(MINI)가 3세대 뉴 미니에 뒷문 2개를 추가해 실용성을 강화한 ‘뉴 미니 5도어’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 미니 강남전시장에는 신차 출시를 위한 포토세션이 열려 직접 ‘뉴 미니 5도어’를 접해 볼 수 있었다.

전시장 정문에 도착하자 BMW코리아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웰컴 어소씨에이츠(Wellcom Associates) 김모 과장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그의 왼손에는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손 모양 장난감이 들려있다. 손바닥을 펼친 모양으로 ‘가위 바위 보’에서 ‘보’를 의미하는 형상이다.
가까이 다가가자 ‘하이파이브’를 하자며 손을 번쩍 들어올린다. 순간 그 커다란 손으로 뺨이라도 내려칠까 두려웠지만 상상만으로 그쳤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심한 하이파이브로 응답할 수 있었다.

“미니 5도어 출시를 맞아 숫자 5를 의미하는 손 모양을 준비하게 됐다. 그리고 만나서 반갑다고 ‘하이파이브’ 하자는 표현도 돼 재미도 있다”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김 과장의 표정은 진지하지만 수줍음이 묻어났다.

주로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홍보하는 미니 브랜드의 신차출시 행사에는 이런 뜻밖의 재미가 숨겨져 있다. 관계자는 물론 행사에 투입되는 모든 인력들이 청바지 차림이나 간편한 복장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클럽을 연상시키는 조명과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러한 현장 분위기는 그들의 차량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독창적이며 평범함을 거부하는 디자인과 스티어링 휠을 잡는 순간 모든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듯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운전의 즐거움은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이러한 특별함 때문에 미니 브랜드의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만족과 충성도가 높다.

이날 출시된 ‘뉴 미니 5도어’ 역시 이런 미니 브랜드의 기발함과 경쾌함이 함께하는 모델이다. 55년 미니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소형 해치백 부문 5도어 모델로 출시된 신차는 기존 미니 모델에 2개의 도어를 추가하면서 공간과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신차 출시 바로 다음날인 5일 BMW 시승행사를 통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일대에서 미니 5도어를 좀 더 자세히 느껴볼 수 있었다.

뉴 미니 5도어는 국내 시장에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쿠퍼, 쿠퍼 하이트림, 쿠퍼 S와 디젤 엔진을 장착한 쿠퍼D, 쿠퍼D 하이트림, 쿠퍼SD 등 총 6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시승차는 가솔린 엔진의 쿠퍼 S 모델.

외관의 변화는 추가된 2개의 도어로 인해 D필러가 새로 생긴 부분을 제외하면 기존 뉴 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체의 길이와 높이, 실내공간은 조금 변했지만 만화에 나오는 대형 금붕어를 연상시키는 외관 디자인에는 변화가 없다. 초롱초롱하고 동그란 전조등, 붕어의 주둥이를 연상시키는 육각형의 라디에이터 그릴 등 미니만의 개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도어 수가 늘어난 만큼 차체는 조금 더 길어져 전장의 경우 4005mm로 뉴 미니 쿠퍼에 비해 161mm 길어졌다. 휠베이스 역시 72mm 길어져 2567mm에 전고 또한 11mm 높아져 1425mm에 이른다. 조금 길어지고 높아진 차체는 기존 미니에 비해 약간 길어 보일 뿐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더욱이 뒷문이 생겨 길어진 부분도 어색하지 않다.

당연히 이번 뉴 미니 5도어의 가장 큰 장점은 실내 공간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기존 미니를 좋아했지만 불편했던 뒷좌석은 이제 승하차도 편리해졌고 한층 여유로운 공간도 생겼다. 뒷좌석 탑승자의 무릎공간은 37mm로 넓어지고 뒷좌석에는 3개의 시트가 생겼다. 트렁크 용량도 67리터 증가해 278리터로 늘어났다. 등받이는 60대40의 비율로 접을 수 있어 최대 941리터의 적재 공간 확장이 가능하다.

실내는 센터페시아 상단에 있던 속도계가 스티어링 휠 뒤로 넘어가고 그 자리에 8.8인치 대형 컬러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이곳에선 내비게이션 시스템, 엔터테인먼트, 전화 및 차량 상태가 표시된다. 또한 디스플레이를 감싸고 있는 LED 링의 색상 변화를 통해 다양한 표현도 가능하다.
기존 3세대 뉴 미니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유지한 신차는 시승차인 쿠퍼 S의 경우 2.0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을 얻어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kg.m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8초이며, 안전최고속도는 230km/h.

차체가 길어진 만큼 운동성능에 변화가 예상됐지만 미니 특유의 날카로운 스티어링 휠 반응이나 부족함 없는 동력성능 등의 특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승차감에 있어 세대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패밀리카 성향에 맞춰지는 듯 한 인상은 무시할 수 없는 변화다.

기존 3도어 모델의 디자인과 주행 성향 등이 만족스러웠지만 효율성면에서 떨어지는 탓에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라면 뒷문이 2개가 추가된 ‘뉴 미니 5도어’의 출시가 꽤나 반가울 듯하다.
온라인상에서 주로 쓰는 단어 중에 ‘오덕후’라는 표현이 있다. 일본어로 마니아를 의미하는 ‘오타쿠’의 잘못된 표현이다. 우연히도 ‘미니 5도어’를 반복해서 말하다 보면 비슷하게 들리게 된다. 미니를 좋아했지만 뒷자리 승하차에 대해 불편했고 비좁은 공간에 불만족했던 미니 마니아라면 미니 오덕후, 아니 미니 5도어는 정답이다.

평창=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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