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평생 모으고 정리한 자료로 개인박물관을 운영해 오던 경남 사천시 용현면 신복리 박연묵 선생(80)의 소장 자료 8000여 점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경남도교육청은 최근 박 선생이 운영하는 ‘박연묵교육박물관’과 경남교육기록유산관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중한 기록유산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각종 기록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정리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도교육청은 곧 전문 발굴단을 구성해 박연묵교육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조사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조사 및 연구를 토대로 박연묵교육박물관과 보존 방안 및 교육콘텐츠 개발을 협의한다. 박종훈 도교육감은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며 “이번 협약은 교육기록 유산의 발굴과 보존을 위한 첫 시도로 경남교육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지난달 초 사천교육지원청을 순시하는 과정에서 박연묵교육박물관을 둘러보고 박 선생을 만나 경남교육기록박물관 건립 문제 등을 논의했다.
박 선생은 진주고와 진주교대교원양성소를 졸업한 뒤 31년 동안 초등학교 평교사로 재직하며 제자들을 길렀다. 그가 자신의 주택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에는 10개의 전시관에 손때 묻은 초등(국민)학교 1학년 교과서와 참고서, 학용품 등이 잘 정리돼 있다. 여행 및 졸업사진, 학생들의 작품, 상담일지도 마찬가지다. 62년 동안 쓴 박 선생의 일기장은 2010년 국제기록문화 전시회에 출품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