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이르면 11월 방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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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北주민 접촉 신청 승인 “北 어린이들 위해 털모자 전달”
남북관계 분위기 쇄신 ‘물꼬’ 기대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92·사진)의 방북을 사실상 허용했다. 이 여사는 이르면 이달 육로로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청와대를 예방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방북 의사를 밝힌 뒤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6일 “이 여사의 연세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너무 추워지기 전 전달해야 하는 물품도 있는 만큼 (방북 시기가) 이달 안 또는 다음 달 초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이 여사의 방북 관련 사안을 북측과 조율키 위해 5일 북한주민접촉신청서를 냈고 통일부는 요건에 부합하다고 판단해 신청서를 접수했다. 통일부의 접촉 승인에 따라 김대중평화센터는 북한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팩스로 이 여사의 방북 일정과 경로, 접촉 인사 등 세부 일정을 협의하고 정부 승인이 나는대로 방북하게 된다. 이 여사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한 바 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여사는 육로로 방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의 면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꼬여 있는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김정은이 돌발적인 결정으로 (이 여사와) 면담할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며 “북측이 이 여사 방북단을 통해 대화 의지를 천명한다면 남북 고위급 접촉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여사의 방북에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방북단이 김정은을 면담하고 온다면 국내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 수위를 두고 남남 갈등이 오히려 더 심화될 수 있다”며 “북한이 이런 점을 노리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 “북한 아이들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다. 추울 때 모자와 목도리를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짰다”며 방북 승인을 요청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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