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곧 광고매체… 기가 막힌 마케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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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한옥마을서 기가인터넷 체험행사… ‘컨슈미디어’ 홍보 활용

‘기가집 체험 당첨! 인터넷 진짜 대박 빠름!’

대학생 최모 씨(25)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기가(GiGA)’집은 KT가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서 진행하는 체험 행사 장소의 이름. KT는 최대 1GB(기가바이트) 속도를 내는 ‘기가 인터넷’과 초고화질(UHD) 인터넷TV(IPTV) 등 최신 서비스를 전통 한옥에서 숙박하며 체험하는 행사를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체험단 32명을 모집했는데 총 1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31 대 1의 경쟁을 뚫고 체험단에 뽑힌 소비자들은 한옥에서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색적 경험을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열심히 ‘자랑’한다. 자연스레 KT의 차세대 서비스 브랜드인 ‘기가’라는 말도 알려지게 된다. 신훈주 KT IMC담당 상무는 “기가급 기술을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생활 속 혜택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레 알리면서 광고 효과를 불러오는 ‘컨슈미디어’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컨슈머(소비자)와 미디어(매체)를 합성해 소비자가 곧 광고 매체가 된다는 의미다.

KT는 딱딱한 통신 상품을 친근한 이미지로 부각하기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시작한 ‘기가 팍팍, 기가 산다’ 플래시몹(특정 장소에서 예고되지 않은 집단 행위로 주목을 끄는 것)을 통해 소비자가 “뭔지는 몰라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퍼뜨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8월에는 경쟁사와의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품질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광대역 커버리지 지도’를 소비자 참여로 완성하면서 자연스레 통신망 품질의 우수성을 알렸다. 신 상무는 “마케팅 콘텐츠가 소비자 사이에서 저절로 공유되면서 결국 소비자가 미디어가 되는 컨슈미디어 파워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슈미디어 마케팅의 원조 사례로는 고가의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이 꼽힌다. 전 세계 할리데이비슨 보유자 모임인 ‘할리데이비슨 오너스 그룹’ 회원 130만 명은 로고가 박힌 재킷과 부츠, 심지어 로고 형태의 문신까지 새기며 스스로 브랜드 광고 매체가 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컨슈미디어 마케팅이 의복 등 물건을 활용했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SNS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달음식점 정보 모바일 앱 서비스인 ‘배달의 민족’은 페이스북으로 신청한 소비자의 이름을 ‘○○아, 넌 먹을 때가 제일 이뻐’라는 버스 광고 글귀에 삽입해 즐거움을 주는 온·오프라인 융합 컨슈미디어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KT#한옥마을#컨슈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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