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속 R&D기술, 돈 되는 사업으로 만들어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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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대전’ 주관 이기섭 산기평원장… “선진국에 비해 산학연 협력 부실
R&D기술 사업화도 年 20% 그쳐… 원천기술 빛보는 교류의 자리로”

“연구실에 묻혀 있는 고급 연구개발(R&D) 기술을 비즈니스 시장으로 끌어내겠습니다.”

이기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59·사진)은 11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2014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을 앞두고 5일 이처럼 밝혔다.

이 원장은 “한국의 R&D 투자비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로 미국, 영국 등 선진국보다 높지만 비즈니스와 연결되는 사업화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면서 “R&D 기술이 시장과 만나 활발한 교류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가 주최하고 산기평이 주관해 11∼13일 대구 북구 EXCO에서 열리는 ‘2014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은 R&D 관련 전시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정부 출연연구소와 중견·중소·벤처기업이 개발한 R&D 기술을 홍보하면서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게 이번 행사의 목표다.

한국에서 R&D 기술이 사업으로 연결되는 비율은 연간 20% 수준이다. 영국(70%), 미국(69%), 일본(54%) 등에 비해 크게 뒤진다. 외국에 비해 ‘산학연 협력’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연구실들은 쓰임새가 적은 원천기술을 내놓는 경우가 많고, 기업들은 원천기술의 쓰임새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요 원천기술이 연구실에서 사장되는 일이 잦다. 사업화에 성공해도 고부가가치 창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국의 한 벤처기업이 세계 최초로 MP3 플레이어를 개발했지만 고부가가치 창출에 성공한 미국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원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히 우수한 R&D 성과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기술을 사업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R&D의 존재 의미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R2B(R&D to Business) 콘퍼런스’를 준비해 투자유치 설명회, 비즈니스 토크콘서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기술신용보증기금, 기업은행 등이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을 알리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실시간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소셜 스튜디오’, ‘1 대 1 비즈니스 상담’ 등의 프로그램도 이런 취지로 기획됐다.

이 원장은 “맞춤형 로봇, 자동비행 헬리콥터 등 깜짝 놀랄 만한 신기술 제품이 대거 소개된다”며 “한국 R&D의 눈부신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R&D#연구#이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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