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스타벅스 플래너 올해는 제값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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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소비자경제부
김성모·소비자경제부
기업들이 벌써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준비에 한창입니다. 대표적인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크리스마스 한정 메뉴를 내놓고 매장의 배경음악으로 캐럴을 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이 가장 기다리는 건 매년 이맘때 내놓는 스타벅스 다이어리입니다.

지난달 30일 스타벅스가 ‘2015년 스타벅스 플래너(planner·달력이 포함된 다이어리·사진)’를 내놨습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지난해 광풍을 일으켰습니다. 고객들은 다이어리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스티커를 인터넷에서 매매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음료를 마실 때마다 받는 스티커 17개를 모아야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렇게 불티나게 팔리던 ‘다이어리’를 올해 더 업그레이드시켰습니다. 그것도 명품 ‘몰스킨’ 다이어리로요. 왜 그랬을까요.

사실 지난해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받고 실망한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투자 대비 소득’이 실망스러웠다는 것이었는데요. 한 30대 직장인은 “이걸 받으려고 미친 듯이 커피를 마셔댔는데 받아보니 골판지에 수첩 끼워 넣은 것 같다”며 “질소 가득한 과자 봉지를 뜯었을 때의 기분이랄까”라는 푸념을 늘어놨습니다.

다이어리를 받으려면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한 17잔의 음료를 마셔야 합니다. 크리스마스 음료 중 가장 싼 음료와 기본 음료 역시 가장 저렴한 ‘오늘의 커피’를 마셨다고 가정했을 때 총 6만6600원어치의 음료를 마셔야 스타벅스 다이어리(판매가 2만2000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스타벅스 코리아는 준비했던 다이어리 38만 부를 거의 다 소진했습니다. 판매가로 따졌을 때 83억6000만 원 상당입니다. 일각에선 ‘고객 감사의 의미라고 내놓았으면서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올해는 다이어리계의 명품 ‘몰스킨’과 협력해 다이어리를 내놨습니다. 게다가 1권당 150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기로 했습니다. 몰스킨은 200여 년 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제품으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파블로 피카소,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용했던 다이어리로 유명하며 고가입니다.

올해도 스타벅스에서 음료 17잔을 마셔야 다이어리(판매가 2만7500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는 벌써부터 스티커 쿠폰을 사고팔고 있답니다. 이번에도 지난해 ‘다이어리’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고객들의 실망스러운 목소리는 듣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성모 기자mo@donga.com
#스타벅스#플래너#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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