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구글 10년간 ‘특허 동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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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IT업계 제휴 바람

LG전자와 구글이 2023년까지 ‘특허 동맹’을 맺는다. 두 회사는 향후 10년간 기존 특허와 앞으로 출원하는 모든 특허를 공유하는 내용의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특허 공유)’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구글은 애플과도 ‘콘텐츠 공유’에 합의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회사는 소비자가 디즈니의 콘텐츠를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양쪽 운영체계(OS)에서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거의 같은 시기에 발표된 ‘LG전자와 구글’, ‘구글과 애플’의 협력 움직임은 전자가 우호 관계를 더 두텁게 하고, 후자는 적대 관계에서 처음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의 변화 상황에 대비한다는 부분에서 공통점이 많다.

○ 미래 먹거리 위해 손 잡은 LG전자와 구글

LG전자와 구글의 특허 공유 조치는 미래 시장을 대비한 성격이 강하다.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등에서 두 회사가 서로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미 LG전자는 6월과 지난달에 각각 구글의 웨어러블 기기 OS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처음으로 적용한 스마트워치 ‘LG G워치’와 ‘LG G워치 R’를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데이터처리 등의 구글 특허들은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LG전자는 2011년 일본 소니, 2012년 오스람과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는 주요 글로벌 IT 기업과 특허 동맹을 맺지 않았다. 전자업계에선 그만큼 LG전자가 구글과의 특허 동맹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글은 LG전자가 보유한 다양한 하드웨어와 이동통신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올해 초 삼성전자와도 10년간 특허를 공유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 구글-애플 첫 협력

구글과 애플의 이번 합의는 경쟁 관계였던 두 회사 간 첫 번째 ‘공식적 협력’이다. 안드로이드와 iOS로 전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 기업은 그 동안 한 치의 양보 없는 점유율 싸움을 벌여 왔다. 그러나 콘텐츠 판매 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서로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많다.

기존에는 콘텐츠 판매가 소비자를 자사 OS에 ‘묶어두는 도구’였다. 다른 OS를 사용하게 되면 이전까지 돈을 주고 샀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기기나 상관없이 이용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판매 경로가 많아져 구속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구글과 애플이 콘텐츠 판매 사업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협력을 확대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황태호 기자
#LG전자#구글#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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