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의 ‘날다람쥐’ 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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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깜짝 활약 하나외환 용병
173cm 키로 코트 헤집으며 19득점

‘농구선수로서는 크지 않은 키 173cm. 이제 갓 프로(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데뷔한 신인. 국내 무대 경험 없음.’

7월 열린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까지만 해도 오디세이 심스(22·사진)는 검증되지 않은 선수였다. 마지막인 전체 12순위(2라운드 6순위)로 하나외환의 지명을 받았다. 그런 그가 한국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는 선수로 떠올랐다.

2일 부천에서 열린 하나외환과 신한은행의 경기. 팀의 개막전이자 자신의 한국 데뷔전이었던 경기에서 심스는 22분 13초 동안 팀 최다인 19점(7리바운드)을 퍼부었다. 개구쟁이 같은 표정의 심스는 코트를 누비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상대팀 주전 김단비(24)는 경기가 끝난 뒤 “‘너 혼자 다해라’라는 생각이 들 만큼 심스가 잘했다. 힘이 좋아서 수비도 잘 뚫고 개인기도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45)도 “심스에게 얻어맞을 땐 정신이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경기는 60-75로 하나외환이 졌지만 심스의 활약은 돋보였다.

미국이 9월 발표한 2014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여자농구선수권 국가대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심스는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WNBA 털사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심스가 성인 국가대표로 뽑힌 건 처음이었다. 심스는 미국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하며 경험과 자신감을 얻어 돌아왔다.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54)은 “심스 선발은 사실 도박이었다. 가드진이 부족하고 득점 루트가 다양하지 않은 우리 약점을 타파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첫 경기에서 이런 부분들을 많이 해소해줬다”며 만족해했다. 심스가 세계선수권 일정 탓에 2주 전 팀에 합류한 만큼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게 박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심스를 가드 신지현과 동시에 기용하는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3일 용인 경기에서 리그 3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은 삼성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며 60-56으로 이겨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오디세이 심스#하나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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