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다도해 연결 발목잡는 ‘찔끔 예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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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적금도와 고흥군 영남면을 연결하는 연륙교. 주탑 사이 거리가 국내 현수교 가운데 3번째로 길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제공
전남 여수시 적금도와 고흥군 영남면을 연결하는 연륙교. 주탑 사이 거리가 국내 현수교 가운데 3번째로 길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제공
#1. 3일 오전 전남 여수시 돌산도과 화태도를 잇는 연도교(섬과 섬을 잇는 다리) 건설 현장. 높이 150m 타워크레인 2대가 다리에 설치된 작업발판을 철거하고 있었다. 다리 양쪽에선 케이블 인장력(잡아당기는 힘)을 조정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현재 공정은 83.8%. 이 다리는 두 달 전 길이 1345m의 상판을 연결하는 작업이 끝나면서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구조용 철강(강재)으로 만든 주탑(높이 130m)은 국내 최대 규모다. 주탑과 주탑 사이(500m)도 국내 사장교 중 인천대교(800m), 부산 북항대교(540m)에 이어 3번째로 길다. 여수와 전남 고흥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연륙·연도교 건설사업의 첫 번째 다리로 내년 말 개통된다.

#2. 이날 전남 고흥군 영남면과 여수시 적금도를 연결하는 연륙교 건설현장도 막바지 공사로 분주했다. 이 다리는 여수∼고흥 간 연륙·연도교 건설사업 가운데 공정(86.8%)이 가장 높다. 주탑과 케이블 설치 작업이 끝나고 현재 도장과 케이블을 잡아주는 앵커리지를 시공 중이다. 주탑 사이 거리가 850m로 국내 현수교 가운데 이순신대교(1545m), 울산대교(1150m) 다음으로 길다. 100% 국내기술로 케이블을 제작하고 설치한 것도 특징. 총 사업비 2612억 원이 투입되는 교량(1340m)과 접속도로(1639m)는 2016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 다도해의 꿈을 잇는다

여수와 고흥을 11개 다리로 연결해 남해안의 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연륙·연도교 건설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추진하는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 1시간 40분이 걸리는 여수∼고흥 이동시간이 40분으로 단축된다. 멋지고 웅장한 다리를 건너 남해안의 아름다운 섬과 풍광을 볼 수 있어 남해안 관광산업에도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의 9개 섬을 11개 다리로 연결하는 사업은 교통여건 개선과 관광활성화를 위해 2004년부터 시작했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총 1조102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11개 다리 가운데 가장 먼저 완공된 것은 여수시 화양면과 백야도를 잇는 백야대교. 길이 325m의 닐센아치교로 2005년 개통됐다.

여수시 화양면과 적금도를 연결하는 공사(16.9km)도 3개 공구로 나눠 공사가 한창이다. 육지인 화양면과 조발도∼둔병도∼낭도∼적금도를 4개 다리로 연결하는데 총 3300억 원을 투입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 전남도-여수시 예산확보 위해 분주

연륙·연도교 11개가 모두 완공되기까지는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공사 중인 돌산연도교(화태대교)와 영남대교(적금대교)도 10년 전에 착공했지만 예산이 찔끔찔끔 지원되면서 공사 기간이 길어졌다. 화태도와 월호도 개도 제도 백야도를 잇는 연도교 가설 공사는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타당성 검토조차 못하고 있다. 화태도∼백야도 구간을 4개 교량으로 잇는데 35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이 구간을 착공하기 위해 수차례 국토교통부를 방문하는 등 예산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수시는 화태도∼백야도 연도교 가설공사를 2016년부터 5년간 진행될 ‘제4차 국도 5개년 계획’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6월 2년간의 용역이 끝나면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올 것으로 여수시는 전망하고 있다.

유성용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여수∼고흥 연륙·연도교 사업은 주민 숙원이자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두 지역이 해상교량을 통해 최단거리로 연결되면 교통여건 개선은 물론이고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 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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