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는 직구다” 안지만·강정호의 약속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4일 06시 40분


직구대결 누가 이길까.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와 타자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삼성 안지만(왼쪽)과 넥센 강정호가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초구 직구 승부를 예고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직구대결 누가 이길까.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와 타자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삼성 안지만(왼쪽)과 넥센 강정호가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초구 직구 승부를 예고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KS 미디어데이서 유례없는 ‘초구 예고’ 정면승부 성사

넥센 주장 이택근, 안지만 겨냥해 깜짝 제안
안지만 “자존심 싸움 무조건 초구 직구” 응수
강정호 “서로 자신있는 직구로 붙어 보겠다”

포스트시즌 사상 초유의 ‘초구 예고제’가 성사됐다. 삼성 안지만(31)과 넥센 강정호(27)의 대결에 한해서다. 안지만은 강정호를 상대하는 첫 타석에서 무조건 초구로 직구를 던진다. 공개석상에서 두 사나이가 약속한 정면승부다.

삼성의 류중일 감독과 선수 박한이·안지만, 그리고 넥센의 염경엽 감독과 선수 이택근·강정호는 3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특히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강정호가 안지만에게 건넨 제안은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참석한 선수들이 직접 상대팀 선수들에게 질문을 하는 시간. 마이크를 잡은 넥센 주장 이택근이 “강정호 선수의 뜻에 따라 안지만 선수에게 제안을 하고 싶다. 내가 아는 안지만 선수라면 분명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선수를 쳤다. 궁금한 표정이 역력한 안지만을 향해 뜻밖의 승부수가 던져졌다. 이택근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강정호와 안지만이 상대하는 첫 타석 때, 초구에 직구를 던져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강정호는 무조건 그 직구를 치는 것이다”라고 했다.

당황한 안지만은 일단 한 발 물러났다. “팀에서 내가 셋업맨 역할을 맡고 있는데 자칫하다가 팀의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 제안은 일단 보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페넌트레이스였다면 당연히 던질 수 있고, 자신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넥센이 재차 결정을 재촉했다. 이택근은 “페넌트레이스였다면 우리도 이런 제안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맞섰다. 결국 안지만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이거 아무래도 자존심 경쟁 같다. 무조건 초구 직구,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강정호와 안지만은 넥센 타선과 삼성 마운드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한 순간에 맞붙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이들 사이에 앉은 류 감독과 염 감독은 오가는 설전을 바라보며 다소 난감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번 불붙은 신경전은 더 강해졌다. 안지만은 “나도 강정호에게 묻고 싶다. 내 볼을 칠 자신이 있는지, 그리고 직구가 좋은지 변화구가 좋은지 좀 알아야겠다”고 했고, 강정호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지만이 형이 직구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 공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붙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강정호와 안지만은 서로에게 어떤 성적을 냈을까. 강정호는 정규시즌 동안 안지만을 상대로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삼진을 기록했다. 모 아니면 도. 안타를 치거나 삼진을 당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안지만은 “홈런은 시즌 초반 내가 안 좋았을 때 맞은 거라 큰 의미가 없다. 아시안게임 이후로 나도 밸런스를 찾았기 때문에 충분히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두 사나이의 뜨거운 맞대결이 예고된 2014 한국시리즈 1차전은 4일 오후 6시30분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삼성 릭 밴덴헐크와 넥센 앤디 밴 헤켄이 각각 선발로 나서 에이스들의 정면대결을 펼친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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