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다저스, 빌링슬리와 결별…마운드 ‘새판짜기’ 시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4일 06시 40분


LA 다저스 채드 빌링슬리. 동아닷컴DB
LA 다저스 채드 빌링슬리. 동아닷컴DB
최근 2년간 두 차례 팔꿈치 수술로 부진
바이아웃 금액 지불하고 연장 계약 포기
FA 7명 중 투수 6명…불펜 보강 나설듯

지난 2011년 LA 다저스는 우완 선발투수 채드 빌링슬리(30)와 3년 3500만 달러(약 375억5000만원)의 조건에 계약연장을 체결했다. 이듬해부터 적용된 이 계약은 2015년 1200만 달러(128억 7000만원)의 구단 옵션이 걸려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다저스가 이번에 옵션을 행사하는 대신 300만 달러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기로 결정을 내려 빌링슬리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지난 2003년 1라운드 24번째로 다저스에 지명된 빌링슬리는 통산 81승61패, 방어율 3.65를 기록했다. 2008년에는 생애 최다인 16승을 거뒀고, 내셔널리그 올스타로 선정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12년 9월, 팔꿈치 부상을 입은 빌링슬리는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빌링슬리는 ‘토미존 서저리’라 불리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는 대신 재활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 결정은 빌링슬리의 투수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패착이 되고 말았다. 2013시즌 빌링슬리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고작 두 차례에 불과했다. 또 다시 팔꿈치 통증을 느껴 결국 4월 25일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수술을 마친 후 약 1년간의 재활 끝에 빌링슬리는 올 시즌 빅리그 복귀를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몇 차례 등판을 했다. 그러나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한 결과 근육이 끊어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검진결과를 받았다. 결국 올 시즌을 또 다시 통째로 쉬게 된 빌링슬리는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고 말았다. 클레이튼 커쇼가 입단하기 전 다저스의 에이스로 명성을 떨쳤었지만 최근 2년간 두 차례나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에게 다저스는 12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안기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저스는 내년에도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트리오를 중심으로 선발진을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에 4선발 댄 해런도 1000만 달러의 연봉이 보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빌링슬리를 안고 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빌링슬리를 포함해 다저스의 FA는 7명으로 늘어났다.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를 제외하고 폴 마홀름, 크리스 페레스,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케빈 코레이아, 제이미 라이트 등 모두 투수들이다.

막강 불펜진의 활약을 앞세운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최근 5년 사이 3차례나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는 점은 다저스 구단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켈빈 에레라∼웨이드 데이비스∼그렉 홀랜드를 앞세운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불펜의 대대적인 보강이 없이는 월드시리즈 진출을 장담하기 힘들다. 왕년의 에이스 빌링슬리와의 결별을 신호탄으로 다저스 마운드의 새판짜기는 시작됐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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