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 은퇴 “이젠 엄마로 살 것”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4일 06시 40분


사진제공|한화골프단
사진제공|한화골프단
내 골프인생은 30점…자기관리 못한 게 아쉽다

‘작은 거인’ 장정(33·한화·사진)이 가족 앞에서 은퇴를 발표했다. 장정은 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지난 21년 동안 함께 필드를 누볐던 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죄송스럽다. 그리고 사랑한다. 이제는 엄마, 아내, 그리고 막내딸로 살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정은 13세 때 골프를 시작해 국가대표를 거치며 여자골프의 기대주로 각광받았다. 대전 유성여고 때는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1998방콕아시안게임에선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가 2005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을 비롯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했다. LPGA 투어 통산 30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71차례 들었고, 총상금 665만달러를 획득했다.

남편 이준석 씨, 딸 슬이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장정은 “기분이 묘하다. 최고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정상에도 서봤다. 그동안 무척 행복했다. 하지만 나의 골프인생은 30점에 불과하다.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 자기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게 너무 아쉽다”고 돌아봤다.

장정은 은퇴 전 3차례 손목 수술을 받았다. 모두 같은 부위다. 몸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은퇴를 택했다. 장정은 “처음 다쳤을 때 고집부리지 않고 쉬었더라면 이런 결과에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며 자신의 실수를 탓했다.

골프채를 내려놓은 뒤 일상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장정은 “의외로 바쁘다. 아기 밥도 해줘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한다. 예전에는 남편한테 부탁했던 일들을 이제는 내가 해야 한다”며 “선수생활을 할 때는 나의 노력으로 내 자신만 행복했는데, 이제는 가족과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게 됐다.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며 웃었다.

장정은 2005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을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2000년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미현(38·은퇴)에게 패했던 것을 가장 아쉬웠던 대회로 꼽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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