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악, 케냐 전통음악 ‘은춘고’와 비슷”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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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출신 이타이 연구원 논문
“풍년기원-타악기 중심 구성 유사”

제시 무라우키 이타이 케냐 아프리카문화부흥원 연구원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통복장을 입고 우리 농악대와 연주하고 있다. 그는 케냐 은춘고와 농악을 비교하는 논문을 썼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제시 무라우키 이타이 케냐 아프리카문화부흥원 연구원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통복장을 입고 우리 농악대와 연주하고 있다. 그는 케냐 은춘고와 농악을 비교하는 논문을 썼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케냐 전통음악 은춘고와 한국 농악은 분위기가 비슷하더군요.”

케냐 아프리카문화부흥원 제시 무라우키 이타이 연구원(27)은 최근 열린 한국문화재재단의 국제 심포지엄에서 ‘케냐 은춘고와 한국 농악의 비교 연구’를 발표했다. 논문 발표 뒤 만난 이타이 씨는 “농악과 은춘고는 둘 다 풍년을 비는 음악인 데다 신명을 구하는 장단이나 타악기 중심의 악기 구성, 지방마다 지니는 고유의 향토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농악은 지난달 29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사실상 등재됐다.

이타이 씨는 우리나라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6월 문화재재단에 파견됐다. 고국에서 그는 영국 식민지 시절 파괴된 전통문화를 조사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일을 맡아 왔다. 그는 “일제강점기를 거친 한국처럼 케냐도 전통문화는 뒤떨어지고 낡은 것이라는 인식을 식민지 정부에 의해 강요당했다”며 “과거 한때 법으로 전통음악 공연 자체가 금지되기도 했다”고 했다.

그동안 국내 문화재 관리현장을 두루 살폈다는 그는 한국의 무형문화재 보호제도에 대해 부러움을 표시했다. 6개월 과정을 마치고 4일 출국하는 그는 “무형문화재 전승자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등 정부가 나서 무형유산을 보호하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케냐#은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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