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강화 젓새우 풍년… “올 김장 맛깔나겠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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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추위 늦어 수온 높아… 지난해보다 30% 어획 늘어
외포항 등 직판장이 가격 저렴

인천 강화군 경인 북부수협 위판장에서 어민들이 갓 잡은 젓새우를 드럼통에 담아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물때에 맞춰 외포항과 선두항 등에 가면 직판장에서 새우젓을 싸게 살 수 있다. 강화군 제공
인천 강화군 경인 북부수협 위판장에서 어민들이 갓 잡은 젓새우를 드럼통에 담아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물때에 맞춰 외포항과 선두항 등에 가면 직판장에서 새우젓을 싸게 살 수 있다. 강화군 제공
한강과 임진강에서 흘러나오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인천 강화도 앞바다는 영양염류가 풍부하다. 바닷물 속의 규소, 인, 질소 등을 총칭하는 영양염류는 논이나 밭의 비료와 같아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해조류의 번식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매년 강화도에서는 새우젓을 담그는 데 쓰는 길이 2cm 미만의 젓새우가 3000t 이상이 잡혀 전남 목포, 신안과 함께 전국 3대 새우젓 생산지로 꼽힌다.

특히 이 지역 염전에서 난 천일염으로 담가 토굴에서 발효시킨 새우젓은 껍데기가 얇고 높은 영양가를 함유해 인삼, 순무와 함께 강화도의 대표 특산물로 꼽힌다. 조선시대에는 강화도 새우젓이 한강 물길을 따라 마포나루 등으로 공급돼 임금에게도 진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장철을 앞둔 요즘 강화도 앞바다가 젓새우 대풍을 맞았다.

30일 강화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젓새우 조업이 시작돼 외포항과 선두항, 황산도항 등 10여 개 항구에서 매일 100여 척이 바다에 나가 조업을 하고 있다. 22일까지 한 달여간 경인 북부수협에서 위탁 판매된 젓새우는 9017드럼(1드럼은 250kg)으로 약 2254t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위판량인 6852드럼(1713t)에 비해 30%나 늘어난 것이다.

강화군은 수온이 내려가면 젓새우 등과 같은 어류가 심해로 내려가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가을 추위가 늦게 찾아와 수온이 아직 따뜻해 연안 어획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화도 앞바다로 흘러드는 한강과 임진강의 수질이 매년 개선되고 있는 것도 어획량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매주 한두 차례 새우젓 경매가 열리는 경인 북부수협 위판장에서는 지난달 젓새우가 드럼당 20만 원대에 거래됐으나 최근 75만 원까지 올라 경매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포항 등에 설치된 직판장에 가면 수도권 수산물시장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새우젓은 담그는 시기에 따라 오젓(음력 5월), 육젓(음력 6월), 추젓(말복 지난 뒤), 백하젓(겨울) 등으로 구분하는데 김장용 젓갈로는 살이 굵고 통통해 졸깃졸깃한 육젓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1kg을 기준으로 추젓은 8000원, 육젓은 1만5000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다.

강화군 관계자는 “일부 시장에서는 중국이나 필리핀 등에서 수입된 새우젓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키거나 섞어 파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국내산 새우젓은 보통 연분홍색을 띠지만 외국산은 천일염을 사용하지 않아 맛이 쓰고 색깔이 어두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들 직판장에서는 새우젓과 함께 김장에 사용하는 황석어젓과 밴댕이젓도 판다. 몸통은 토막을 내 김치 속에 넣고, 머리 부분은 국물로 달여서 젓국으로 사용하는 황석어젓은 노란 기름이 돌고 손으로 만져 물렁한 느낌이 들어야 잘 삭은 것이다. 살이 많을 때인 3, 4월에 잡아 머리와 꼬리를 제거한 뒤 숙성시킨 밴댕이젓의 색깔도 약간 노르스름해야 맛이 담백하고 구수하다.

앞서 지난해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이 경인 북부수협의 저장시설에서 12개월간 숙성시킨 새우젓의 생화학적 품질 요소를 분석한 결과 다른 시장에 비해 염도는 낮은 반면 유산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저장시설에 들어온 새우젓의 염도는 초기 18%로 조사됐으나 3개월 동안 감소하다가 이후 13.1%로 일정한 농도를 유지했다. 이는 시중에 판매되는 새우젓의 염도(20.4∼25.1%)와 비교했을 때 훨씬 낮은 것이다. 또 몸에 좋은 유산균은 시판 새우젓에 비해 2배나 높게 나타났으며 숙성되는 기간에 유해 미생물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강화도#젓새우#김장#어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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