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철 vs 박동원 ‘포수 시리즈’ 최후의 승자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31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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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경철-넥센 박동원(오른쪽). 스포츠동아DB
LG 최경철-넥센 박동원(오른쪽).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가을야구의 다른 이름은 ‘포수 시리즈’다. 단기전 승부. 투수의 공 하나하나에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선 넥센 조상우를 비롯한 불펜투수들이, 2차전에선 LG 잠수함투수 신정락의 활약이 눈부셨다. 하지만 뒤에서 이들을 묵묵히 이끈 주전포수의 활약이 없었다면 팽팽한 긴장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특히 LG의 안방마님 최경철(34)은 포스트시즌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섰다. 준PO에서 1홈런 포함 0.533(15타수8안타)의 타율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수차례 도루를 잡아내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PO에서도 변함없이 활약 중이다. 넥센의 박동원(24)은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최경철 선배의 반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낮추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줄무늬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안방마님 최경철

최경철이 타석에 들어서면 우레와 같은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온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진풍경이다. 최경철이 LG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약했다. 프로 11년차의 베테랑이지만 올 시즌 첫 풀타임. 주전포수의 중책을 맡고 있지만 ‘큰 무대’ 포스트시즌은 2005년 1차례 경험한 게 고작이다. LG의 최약 포지션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경철은 이를 악물었다. 준PO에서 보여준 놀라운 활약은 LG의 안방이 결코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최경철은 준PO 1차전에서 6-0으로 달아나는 3점홈런을 터뜨렸고, 2차례 상대 도루를 저지하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데일리MVP에 이어 시리즈 MVP도 그의 몫이었다.

PO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최경철을 경계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최경철의 방망이는 조금 식었지만 이번엔 탁월한 투수리드가 돋보였다. 2차전에서 선발투수 신정락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도우며 1차전 패배를 딛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신정락은 “경철이형의 리드가 워낙 좋았다”고 공을 돌렸다.

최경철의 위상은 1차전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경기 후반 체력안배를 위해 교체됐지만 뒷문은 불안했다. SK와 넥센을 거쳐 원치 않았던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고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던 최경철. 지금은 줄무늬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 “LG 방망이 현미경 분석 끝났다” 쌍둥이 타선 잠재울 박동원

박동원의 가을야구는 이번이 2번째. 염 감독의 큰 기대를 업고 작년 넥센의 안방마님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여름을 나면서 급격히 몸 상태가 떨어졌다. 주전마스크를 선배 허도환에게 넘기고 다시 백업으로 돌아갔다. 가을야구도 마찬가지. 작년 준PO 4경기에 교체로 나서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기대보단 실망이 컸기에 올 시즌 주전장갑을 끼는 그의 마음속에는 ‘절실’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아로 박혀있다. 특히 뒤바뀐 신분으로 시작한 올해였기 때문에 각오는 더욱 남다르다. 그는 올 시즌 백업으로 출발했지만 7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장갑을 꼈다. 투수들과 호흡이 좋아지면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아직 수비나 타격 모두 부족함이 많지만 염 감독은 성장에 힘을 실어줬다.

박동원은 PO 1차전에 앞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준PO에서 폭발한 LG 타선에 대해서도 “NC 투수들의 실투가 많았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만큼 전력분석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작년과 올해 많은 굴곡을 경험하며 많은 공부를 했다는 박동원. 그는 포수시리즈의 주인공을 남몰래 그려보고 있다.

잠실|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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