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매출 떨어지고 수익성도 후퇴… 실적 양극화로 고용-투자에도 악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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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액 금융위기후 첫 하락… 민간소비도 43개월새 최대 감소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의 ‘실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국내 일자리와 기업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 1700여 곳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기업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2009년(―2.3%)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 상반기 18.1%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기업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4.7%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상반기의 5.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 국내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51.7%를 영업이익 상위 30개 기업이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0개 기업이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2009년 40.6%에서 4년 만에 11.1%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처럼 기업 간의 실적 양극화가 지속될 경우 고용과 설비투자는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영업이익 상위인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은 자본집약적 산업이라 고용창출 효과가 낮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느라 국내 설비투자에도 소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업 실적이 낮은 기업들은 그동안 고용을 늘려왔지만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추가적인 고용 확대가 어렵고 설비투자 확대 여력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9% 감소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비도 감소세다. 민간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2% 줄어 3년 7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9월 초 이른 추석을 앞두고 8월에 소비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9월 소비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기업 매출#기업 수익성#실적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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