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스타워즈’ 로봇 손 현실화…“믿기지 않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0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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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동영상 사이트 바인 캡처.
출처=동영상 사이트 바인 캡처.
공상과학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루크 스카이워크의 '로봇 손'은 더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의 로봇공학자가 한손이 없이 태어난 청년에게 3D 프린터로 '스타워즈' 스타일의 맞춤형 의수(義手)를 제작해 선사했다고 텔레그래프와 미러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픈 바이오닉스'의 설립자 조엘 기버드(24) 씨는 저렴한 보급형 생체공학 로봇 팔을 개발 중이었다. 그에게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이 없었던 다니엘 멜빌(23) 씨가 자신에게 딱 맞는 로봇 팔을 만들어 달라며 연락을 해왔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대중모금) 사이트에서 기버드 씨의 연구 내용을 보게 된 멜빌 씨가 일종의 임상 시험을 자청한 것이다.

로봇 팔 프로젝트는 기버드 씨의 브리스톨 연구소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기버드 씨는 우선 온전한 멜빌 씨의 왼 손을 3D센서로 스캔한 후 3D 프린터로 의수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약 40시간이 흐른 후 감각적인 블랙 로봇 의수가 탄생했다. '스타워즈'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절단된 손을 복제된 인공 손으로 바꾼 것처럼, 왼손을 복제해 오른손을 만든 것이다. 비용은 300파운드(우리 돈 약50만5000원)가 들었다.

멜빌 씨는 의수를 끼우고 손가락을 하나하나 움직였다. 펜을 잡고 글씨를 적거나 종이컵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멜빌 씨는 상기된 얼굴로 "장갑을 낀 것처럼 잘 맞는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편하다. 전에는 의수를 얻기까지 몇 주, 몇 달을 기다려야 했는데"라며 기뻐했다. 이어 "3D 프린터로 만든 내 파워레인저(슈퍼히어로) 손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게 기쁜 일이 됐다"고 했다. 그는 "로봇 팔이 여럿 나온다고는 하지만 내 차보다 비싼 것들이다. 누가 그걸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기버드 씨는 "멜빌 씨가 글을 쓰고, 물건을 집어 들고, 장난을 치는 걸 보니 무척 기뻤다"라며 "그와 악수했을 때는 약간 초현실적인 느낌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로봇 팔을 1000파운드(약 168만6000원) 미만의 가격에 시판할 예정이다. 무게도 지금보다 절반가량 줄여 착용감을 높였다. 재료도 바꿨다. 멜빌 씨의 의수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으나, 지금 개발 중인 의수는 닌자플렉스(NinjaFlex)로 제작된다. 닌자플렉스는 플라스틱보다 더 튼튼하고 신축성 있는 3D프린터용 재료다.

최현정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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