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庭園이 아니라 ‘園林’입니다” 조경 전문가 박경자씨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의 대표 정원으로 꼽히는 전남 담양군의 조선시대 정원인 명옥헌. 동아일보DB
한국의 대표 정원으로 꼽히는 전남 담양군의 조선시대 정원인 명옥헌. 동아일보DB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조경 용어인 ‘정원(庭園)’은 ‘원림(園林)’이라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동북아시아 조경 전문가인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62·사진)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의뢰로 최근 마무리한 연구서 ‘명승지정 기준 내 경승지 개념 확립을 위한 기초연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원림’은 중국에서 유래된 용어로 ‘놀고 휴식하는 장소’였으나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정원’과 같은 뜻인 ‘동산의 뜰’, 다시 말해 집 안팎의 조경을 뜻하는 단어로 쓰였다. 지금은 ‘원림’보다 ‘정원’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만 옛 문헌에 많이 나오는 용어는 ‘원림’이다.

조선왕조실록 효종편에 ‘새로 원림을 만들어 진귀한 새와 짐승을…’, 다산 시문집에 ‘살구나무 원림에서 술이나 늘 마시고…’ 등 ‘원림’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반면 ‘정원’은 ‘삼국사기’나 ‘고려사’ 같은 이른 시기의 문헌에는 보이지 않고, 약 16세기 문헌에서부터 간헐적으로 보이지만 그 용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일제강점기부터 ‘정원’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됐다”며 “경치가 빼어난 경승지의 중심 개념인 전통 조경을 지칭할 땐 ‘전통정원’이 아니라 ‘전통원림’이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정원#원림#조경#박경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