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초저금리시대 투자는 불안하고… ‘저위험 중수익’ 없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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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에 코스피 박스권깵 롱숏펀드·롱숏ELB 투자법

이달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2.0%로 떨어졌다. 만약 1억 원을 연리 2.0%짜리 은행 정기예금에 넣을 경우 한 해 이자는 200만 원이다. 여기서 이자소득세 15.4%(30만8000원)를 빼고 나면 한 달에 받는 돈은 고작 14만1000원. 부동산114가 집계한 서울 지역 아파트 한 채의 월평균 관리비 20만 원(100m² 기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던 투자자들이 당장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난달 박스권 상단을 위협하던 코스피가 이달 들어 1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1,900 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안정적이면서도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원하고 있다.

롱숏펀드의 귀환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으로 회귀하면서 롱숏펀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롱숏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long), 내릴 것 같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공매도(short)를 해서 차익을 남기는 전략을 활용한다.

주식의 상승과 하락에 모두 투자하는 롱숏전략은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는 큰 이익을 보기 힘들지만 하락 장세에서는 주가 방어효과가 있어 시장의 방향성과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해 박스권 장세에서 일반주식형 펀드가 지지부진하는 동안 롱숏펀드는 연 4∼5%의 안정적인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 연초(1월 2일) 이후 롱숏펀드의 수익률(1.49%)은 코스피지수 상승률(―1.7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롱숏펀드는 ‘미래에셋인덱스헤지증권투자회사(주식)’로 8.27%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수익률 집계가 가능한 롱숏펀드 45개 가운데 단 4개만 손실을 내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도 3% 이상 손해를 본 펀드는 없다.

올해 여름부터 주식시장이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면서 상대적으로 롱숏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졌다. 그에 따라 설정액도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 6505억 원이 줄어들었지만 이달 들어 롱숏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대상을 해외로 넓힌 글로벌 롱숏펀드도 출시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퀀트 헤지 부문 펀드매니저를 영입해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8개국 주식을 롱숏 전략으로 운용하는 ‘삼성 아시아 롱숏펀드’를 출시하면서 “연 8∼9%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금 보장하는 ELB


손실 위험이 있는 롱숏펀드가 불안하다면 대안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다. ELB는 중도에 해지하지 않으면 만기 시 원금을 그대로 돌려받으면서도 은행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ELB는 보통 투자액의 90% 정도를 안정적인 채권 등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주식 등에 투자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주식에 투자한 금액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채권 투자액의 원리금으로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어 안정적이다. 저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ELB는 최근 정기예금보다 연 2∼3%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이해 원금을 보장하면서 ‘시중금리+알파(α)’를 추구하는 ELB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6월 말 7조9654억 원이었던 ELB 발행잔액은 24일 8조332억 원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코스피가 박스권일 때 수익률이 높은 녹아웃콜 ELB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이 16일 선보인 ‘ELB117호’는 49억6000만 원어치가 팔려 99%의 청약률을 보였다. 이 상품은 코스피가 1년 6개월 뒤인 만기 때 최초 판매시점보다 떨어지지 않되 상승률이 20%를 넘지 않을 경우 지수 상승률에 0.8을 곱하고 기본 수익률인 1%포인트를 더해 수익률을 확정한다. 최근 KB투자증권이 내놓은 녹아웃콜 ELB 역시 높은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

여윳돈이 있다면 ARS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저위험 중수익 상품은 롱숏ELB다. 롱숏ELB는 원금이 보장되는 ELB에 롱숏 전략을 더한 상품으로 ARS(Absolute Return Swap)라는 상품 이름으로 출시됐다.

ARS는 투자액의 대부분을 양도성예금증서(CD)나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고, 이 자금을 담보로 증권사 고유자금을 롱숏 전략으로 운용해 초과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다. 대부분 2년 만기 상품으로 2년간 채권 투자 수익을 4% 이상 확보해 롱숏 운용에서 4% 이상 손실이 나더라도 만기 때 원금을 받을 수 있다. 중도 환매가 자유롭고 수익률에 제한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ARS는 연 8∼12%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ARS는 대부분 사모(49인 이하)로 진행돼 가입조건이 대부분 1억 원 이상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법인, 또는 여윳돈이 있는 개인투자자에게 ARS는 요즘 최고의 인기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가 2012년 9월 출시한 ARS의 판매 잔액은 27일 현재 1조5300억 원에 이른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8월 만기가 끝나고 다시 재투자한 계좌의 경우 2년 총 수익률 20.3%를 달성했다”며 “가입 1년이 지난 2000억 원의 ARS 상품 평균 수익률도 17.2%에 이른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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