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따로 軍 따로… 美 ‘에볼라 21일 격리’ 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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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귀국 국민놓고 연방-州정부 대립… 질병통제센터 “自家 격리” 새 지침
軍은 “귀환장병 11명 伊기지 격리”… 일부 州선 대중교통 이용 제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의 격리 여부를 두고 미국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했던 의료진의 강제격리를 놓고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대립하는 가운데 ‘군인은 강제격리, 민간 의료진은 자가격리’라는 차별대우 논란까지 일고 있다.

미 육군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방지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는 장병들이 귀국 전 이탈리아 빈센차 기지 내 별도의 장소에서 21일 동안 격리된 채 집중 관찰을 받도록 명령했다고 ‘더 힐’지가 27일 보도했다.

미국은 서아프리카 지역에 4000명의 군 병력을 파견할 예정이며 이미 882명이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현재 군에서 에볼라 의심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군 당국은 대릴 윌리엄스 아프리카 주둔 미 육군 사령관과 일행 11명이 기지에서 격리 관찰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의료진 등에 대한 새 지침을 발표하면서 ‘고위험군’은 자발적으로 자택에 머물며 감염됐는지 관찰하는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창궐 국가에서 환자를 치료하던 중 치료용 바늘에 찔렸거나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를 돌봤던 이들이 대상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뉴저지 등 미국 일부 주가 밝힌 ‘에볼라 구호인력 21일 강제격리’ 조치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강제격리는) 의학적인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것인 만큼 이들을 격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저지 주에서 나흘간 격리되면서 인권 침해 논란을 제기했던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 씨(33)는 27일 퇴원해 메인 주 집으로 돌아갔다. 현지 언론은 “히콕스가 뉴저지의 사실상 감금 조치에 대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수도 워싱턴 인근의 메릴랜드 주와 버지니아 주는 이날 에볼라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대중교통 이용 금지 등에 관한 대책을 발표하는 등 주 정부들은 여전히 에볼라 확산 우려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메릴랜드 주는 ‘지역 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대중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서약서까지 서명하도록 했다.

한반도 인접국에도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라이베리아에서 2개월간 체류한 뒤 27일 귀국한 외국 국적의 45세 남성 언론인이 한때 체온이 37.8도로 오르자 28일 내각관방에 ‘에볼라 출혈열 대책실’,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나섰다. 이 남성은 검사 결과 에볼라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런던 보건 및 적도의학대 페터르 피오트 교수는 최근 홍콩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많아 어느 날엔가 중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둥(廣東) 성은 8월 23일 이후에만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발생 지역에서 8672명이 입국했으며 아프리카와 광저우(廣州) 간 직항이 한 달에 160편에 이른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 도쿄=배극인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에볼라 바이러스#미국#에볼라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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