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쓰레기봉투 값 최고 45%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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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15년-2017년 두차례 인상

대중교통·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종량제 쓰레기봉투(20L) 값을 492원까지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올리기로 했다. 25개 자치구에 따라 최저 340원에서 최고 400원으로 차이가 나는 쓰레기봉투 값도 동일해진다.

장혁재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10년간 오르지 않아 원가에 못 미치는 쓰레기봉투 값을 현실화해 청소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며 28일 ‘청소서비스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 자치구별로 92∼152원 오를 듯

서울시 계획대로라면 현재 L당 18.8원인 쓰레기봉투 값을 단계적으로 L당 24.6원으로 올린다. 따라서 평균 363원인 쓰레기봉투(20L) 값이 내년에는 74원이 오른 437원, 2017년 55원 오른 492원이 된다. 쓰레기봉투(20L) 값이 340원으로 가장 낮은 동작·서대문·중구는 2017년까지 152원(45%)이 오른다.

음식물 쓰레기봉투 값도 오른다. 2L 기준으로 평균 120원인 봉투 값을 내년에는 133원, 2017년에는 187원으로 인상한다.

서울시가 쓰레기봉투 값을 전격 인상하는 것은 쓰레기를 수거해 처리하는 원가에 봉투 값이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쓰레기봉투 값은 363원으로 쓰레기 처리 원가(665원)의 54% 수준이다. 예컨대 쓰레기 수집·운반 원가는 402원이지만 현재 77% 수준(308원)이고, 소각 처리 원가 역시 190원이지만 6%(12원)만 반영돼 있다. 자치구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12년 25개 자치구가 청소서비스에 쓴 예산은 1417억200만 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 쓰레기봉투 값 인상과 함께 자치구 세입으로 편입

쓰레기봉투 값 인상과 함께 쓰레기봉투 판매 수익이 청소대행업체가 아닌 자치구로 편입되도록 했다. 앞으로는 청소대행업체가 쓰레기를 수거한 실적에 따라 자치구가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 청소대행업체 선정도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된다. 현재 서울시 대행업체의 평균 계약연수는 27.6년으로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업체 선정 과정과 쓰레기봉투 값 관리가 투명해지면 청소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환경미화원의 임금과 근로조건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쓰레기봉투 값을 인상해 수익을 자치구 예산으로 편입시킨 것은 복지예산 급증으로 부도 위기에 놓인 자치구의 세입을 늘려주는 우회적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구비를 늘려줄 여력이 없는 대신 쓰레기봉투 값을 인상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4인 가구당 월 517원, 연간 6024원을 추가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쓰레기봉투 값 인상#쓰레기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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