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건강 지키는 세가지… 간염여부 체크, 과음·과체중 피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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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y&Beauty]서동진 한국간재단 이사장 인터뷰

서동진 한국간재단 이사장
서동진 한국간재단 이사장
‘간의 날’(10월 20일)을 맞이해 10월 한 달 동안 무료 건강강좌 및 무료 검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간의 날은 간 건강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고, 사회 전반의 간 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2000년 제정돼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매년 간의 날을 맞아 국민 간 건강과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건전 음주와 간염 퇴치’였다.

B형, C형 바이러스성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은 전체 간암 발생 원인의 90%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한국 40, 50대 남성의 간암 사망률이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간의 날을 즈음해 서동진 한국간재단 이사장(비에비스 나무병원 원장)을 만나 국내 간 질환의 치료환경 개선점과 간 건강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에는 B형 간염 못지않게 C형 간염이 부각되고 있다.

“전수 감시체계로 유병 현황이 파악되는 B형 간염과 달리, C형 간염은 국가 차원의 정확한 유병률 통계가 없는 것이 문제다. 우연히 발견해 C형 간염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수와 표본조사 결과를 분석했을 때, 전체 인구의 1% 정도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C형 간염의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

“국내 C형 간염 유병률을 파악하는 것만큼 시급한 것이, 현재 C형 간염 환자들에 대한 감염경로 역학조사다. 이를 통해 감염 취약지역, 고위험군 환자들이 조기검진과 치료를 받게 해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C형 간염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을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C형 간염에 걸렸다면 어떻게 치료 할 수 있나.


“B형 간염과 달리 C형 간염은 치료 경과가 좋으면 완치도 가능하다. 기존 표준 치료요법(인터페론 주사제와 먹는 약을 함께 투여)도 효과가 좋지만, 최근에는 간염 바이러스 치료 효과가 뛰어나면서 복용도 편리한 경구제 신약들이 개발돼 완치율이 높다.”

―B형 간염의 예방과 치료는 잘 되고 있나.

“B형 간염은 백신과 치료제의 발전으로 이제 환자의 의지가 치료 성패를 가르는 단계에 와 있다. 최근에는 강력한 항바이러스제가 나와 B형 간염 환자라도 적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과거 진료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례를 본 적이 있다. 건강 검진을 통해서 B형 간염 보유를 알았는데 환자가 오래도록 무관심하게 방치해 수 년 뒤 간암이 10cm 이상 커진 상태에서 발견된 경우였다. 보균자는 적어도 6개월에 한 번 정기검진을 해야 한다.”

―한국간재단의 최근 주요 활동은 무엇인가.

“크게는 간질환 연구지원과 국민 대상의 인식개선 활동이다. 간의 날을 기점으로 전국 병원에서 10월 한 달 동안 건강 강좌를 열고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계층을 위한 무료 간 건강검진을 지속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몽골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올해 11월 19일에는 새터민을 대상으로 무료검진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을 무료 검진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몽골 등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나 새터민의 바이러스성 간염 유병률은 우리나라의 1970, 80년대 상황과 비슷하다. 10명 중 1명꼴로 B형, C형 바이러스성 간염이 발병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백신사업이 시행되기 이전 1980년대에는 전 인구의 10%가량이 바이러스성 간염 보유자였다. 만성 B형 간염은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방치하게 되면 높은 확률로 간경변, 간암과 같은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진행한다. 국내 간암 발병자의 70%가 B형 간염에서 진행되었다고 본다.”

―간의 날의 또 다른 주제가 건전 음주이다.

“건전 음주 문화의 정착이 절실하다. 많이, 빨리, 섞어 마시는 것은 간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진료 현장에서 보면, 직장인이 간 건강의 취약 계층이다. 일의 연장선에서 음주를 권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음주자의 8∼20%에서 알코올 간경변증이,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만성 음주자의 3∼10%에서는 간암이 발병한다. 알코올 관련 간질환으로 연간 3700여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40∼50대 직장인이 간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검진을 받아 자신의 간염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과음을 피하는 것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를 통해서만 간 상태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셋째, 체중이 늘지 않도록 운동을 적절히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술은 안 먹어도 과체중에 의한 비알콜성 지방간이 증가하는 추세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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