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음악 대중화 앞장 선 ‘음악적 실험의 아이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6시 55분


마지막 무대였던 올해 6월 솔로 앨범 쇼케이스. 사진제공|KCA엔터테인먼트
마지막 무대였던 올해 6월 솔로 앨범 쇼케이스. 사진제공|KCA엔터테인먼트
■ 신해철은 누구?

88년 대학가요제 무한궤도로 이름 알려
록·랩·테크노 등 다양한 음악으로 어필
사회문제 거침없이 발언한 ‘소셜테이너’


신해철은 ‘마왕’으로만 세상에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음악적 실험의 아이콘’이었고, 사회를 향한 발언에 적극적이었던 ‘소셜테이너’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록음악을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한국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별이자 아티스트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 불과 넉 달 전까지도 그는 새로운 음악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1968년생인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밴드 무한궤도로 출전해 ‘그대에게’로 대상을 수상하며 얼굴과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렸다. 댄스와 발라드 음악이 주류이던 당시 대중음악계에 그가 선보인 록 음악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또 1990년 첫 솔로앨범 수록곡 ‘안녕’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영어 랩으로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1991년 2집 ‘마이 셀프’부터 ‘재즈카페’ ‘나에게 쓰는 편지’ 등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은 당시 대중가요의 경향과는 차별화한 개성으로 인기를 모았다. 밴드 넥스트를 결성해 철학적 언어를 담았고, 크롬이란 밴드로 테크노 음악을 시도하기도 했다.

2001년엔 SBS 라디오 ‘고스트스테이션’을 진행한 그는 여느 DJ들과는 다른 독특한 방식을 선보였다. 그가 녹음해 서버에 올리면 제작진이 이를 내려받아 방송하는 식이었다. 당시 남다른 카리스마와 직설적인 입담으로 ‘마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신해철은 대표적인 소셜테이너이기도 했다. 사회적 문제는 물론 정치적 발언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특히 명확한 논리와 거침없는 언변은 그를 사회적 논객의 자리에 올려놓기도 했다. 2002년 대선에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선거 유세에도 참여했다. 2003년엔 이라크 파병 반대를 위한 연예인 결의대회를 주도했고, 1인 시위도 벌였다. MBC ‘100분 토론’에도 수차례 출연하는 등 대마초 합법화, 간통죄 반대 및 폐지, 학생 체벌 금지 등 민감한 문제에도 의견을 당당히 피력했다.

이 같은 면모 때문에 논란에 직면하기도 한 그는 2008년 1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추진하던 영어 공교육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그는 이듬해 2월 특목고 대비 입시학원 광고에 출연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그래도 여전히 가수를 꿈꿨고 아티스트로서 세상에 남길 원한 그는 올해 6월 6년 만에 새 앨범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를 발표하며 활발한 무대 활동을 예약했다.

하지만 팬들과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길로 떠나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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