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환자 1만명 돌파… 美선 ‘21일 의무격리’ 내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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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아프리카 귀국 의료진 등 대상… 美 3개주, 확산 차단 강경조치
국경없는 의사회 등 거센 반발… “구호 의료진을 범죄자로 만들셈”

미국 내 에볼라 공포가 에볼라 내분(內紛)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 뉴욕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면서 뉴욕과 뉴저지 주가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24일 내놓은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귀국하는 의료진과 여행객의 21일간 의무격리’라는 강경책이 논쟁의 불을 질렀다. 일리노이 주도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3국에서 에볼라 환자와 직접 접촉한 고위험군 귀국객의 21일 의무 격리’에 합류했다.

세 주의 조치는 연방정부의 지침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에 ‘국경 없는 의사회’ 등은 “에볼라 구호 의료진의 의욕을 꺾는 황당한 발상”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 간호사인 케시 히콕스 씨는 24일 뉴저지 뉴어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 조치의 첫 대상자로 격리 조치됐다. 히콕스 씨는 시에라리온에서 구호활동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이었다. 그는 25일 한 댈러스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그들(에볼라 구호 의료진)을 모두 범죄자나 수감자처럼 만들 셈이냐”며 “‘광분적 분열’을 보는 것 같아 두렵다”고 밝혔다.

‘21일 의무 격리’는 정치권의 갈등도 증폭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공화당은 그동안 ‘서아프리카 3개국 여행금지 조치를 내리라’는 요구를 해왔고 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예방 효과보다 다른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반대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5일 워싱턴을 떠나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3국 순방길에 오른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주례연설에서 “에볼라 감염자인 토머스 에릭 덩컨 씨를 치료하다가 추가로 감염된 니나 팸, 앰버 빈슨 씨 등 간호사 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치료받은 미국인 7명 모두가 생존했음을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볼라는 쉽게 옮는 병이 아니라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체액과 직접 접촉해야만 감염된다. 공포에 좌우되지 말고 과학과 사실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 기준으로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말리 스페인 미국 등 6개 국가의 에볼라 감염자는 1만141명이고 사망자는 4922명이라고 25일 발표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에볼라#내분#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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