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울산 기적에 웃고, 전남 징크스에 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6시 40분


울산 이호(왼쪽 3번째)가 2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뒤진 후반 28분 만회골을 터뜨리고 있다. 울산은 이후 양동현과 박동혁의 릴레이골로 4-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했다. 성남|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울산 이호(왼쪽 3번째)가 2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뒤진 후반 28분 만회골을 터뜨리고 있다. 울산은 이후 양동현과 박동혁의 릴레이골로 4-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했다. 성남|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성남전 후반 1-3서 4-3 짜릿한 역전승
박동혁 결승골 6위로 상위스플릿 확정

전남 추가시간 힘겨운 동점골 투혼 불구
20경기 무승 ‘인천 징크스’에 또 눈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정규라운드 마지막 일정인 33라운드 6경기가 26일 일제히 펼쳐졌다. 초점은 상·하위 스플릿 라운드 시행을 앞두고 끝까지 6위 싸움을 벌인 울산과 전남에 맞춰졌다. 두 팀은 각각 성남, 인천 원정에서 사활을 건 승부를 벌였다. 후반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두 팀의 운명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 ‘1-3’을 ‘4-3’으로 뒤집은 울산

울산 조민국 감독은 성남전에 앞서 “인천-전남전 결과를 신경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힘으로 6위 자리에 올라야 한다. 전남이 지면 우리가 6위가 되지만, 그러면 창피하지 않겠느냐”며 ‘자력 6위 확보’를 선언했다. 그러나 구단 관계자들은 달랐다. 울산 프런트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인천-전남전 결과를 수시로 체크했다. 전반에 1-0으로 앞섰지만, 울산 관계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인천 경기 중계를 휴대폰으로 본 울산 관계자는 “전반에 인천이 전남에 밀렸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우려했던 일은 인천이 아니라 성남에서 벌어졌다. 후반 성남이 내리 3골을 넣었고, 울산은 1-3으로 뒤졌다. 그런데 울산이 3번째 골을 허용한 직후 인천이 골을 넣어 2-1로 전남을 앞섰다. 희망의 소식이 전해진 관중석과 달리 울산 벤치는 바빴다. 추격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 감독과 임종헌 수석코치는 번갈아 벤치 앞으로 나와 선수들을 독려했다. 골을 넣기 위해 교체카드도 활용했다. 3-3 동점까지 만든 울산은 후반 38분 박동혁의 역전골까지 터져 오히려 앞서갔다. 그러자 울산 벤치는 우승이라도 한 듯 일제히 환호했다. 조 감독은 무릎을 꿇고 양 팔을 높이 들어 감격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 ‘인천 징크스’에 운 전남

울산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7위였던 전남은 자력으로 상위 스플릿에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인천전에 앞서 전남 하석주 감독은 “울산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는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남은 상위 스플릿 진출과 더불어 ‘인천 징크스 탈출’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도 안고 있었다. 전남은 2007년 3월 31일 이후 인천을 상대로 20경기(14무6패)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전반을 1-1로 비긴 전남은 후반 23분 문상윤에게 골을 허용한 데에 이어 후반 34분 코니의 실수로 진성욱에게 추가골까지 내줘 1-3까지 뒤지며 승리와 멀어졌다. 전남은 만회를 위해 골키퍼 김병지까지 공격에 가담시키는 총공세 끝에 후반 42분과 추가시간 코니의 연속골로 힘겹게 동점을 만들었다. 3-3이 되는 순간 김병지를 비롯한 전남 수비수들은 벤치로 달려가 코칭스태프에게 울산의 경기 결과를 확인했지만,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내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하 감독은 “후반에는 울산의 경기 상황을 계속 확인했다. 후반 울산이 리드 당하고 있다는 말에 ‘지키는 경기로 갈까’하고 생각하는 찰나, 우리도 실점하고 말았다”고 아쉬워하는 한편 “상위 스플릿 진입에 실패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경기 후 선수들 손을 잡아주며 고개 숙이지 말라고 했다. 다시 준비해서 남은 일정동안 좋은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인천|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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