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마 대통령님이 오셨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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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주한美대사 워싱턴서 취임선서뒤 리셉션… 한국어 뽐내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24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부인인 로빈 리퍼트 씨. 사진 출처 미국 국무부 블로그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24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부인인 로빈 리퍼트 씨. 사진 출처 미국 국무부 블로그
“(서툰 한국어로) 오빠마 대통령님이 오셨어여…. Is this right(이렇게 하는 게 맞나)?”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2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시내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안호영 주미 대사가 주최한 부임 축하 리셉션 도중 특파원들에게 갓 배운 듯한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4월 방한한 것을 설명하는 상황에서였다.

5월 대사 지명 이후 한국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온 리퍼트 대사는 이날만큼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등 민감한 이슈를 제외하고선 한국 언론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몇 달 동안 한국 공부 많이 했다. 한글을 배워보니 훌륭한 언어더라. 세종대왕(King Sejong)을 존경하게 됐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29일 부임할 예정인 리퍼트 대사는 이어 “한국 음식은 이전부터 좋아했다. 불고기, 비빔밥 등을 좋아하고 김치도 잘 먹는다. 별로 맵지 않다.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를 거침없이 말해 최측근임을 짐작하게 했다. 리퍼트 대사는 “요즘은 기회가 없었지만 오바마 대통령과는 백악관 경내와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농구를 자주 즐겼다”며 “대통령과 골프를 친 기억은 없지만 (그는) 정말로 골프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 사랑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는 “업무적으로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순전히 이를 풀기 위해 참모들과 골프를 즐기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변호하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리셉션 인사말에서 “지금처럼 한미관계가 굳건했던 적은 없었다”며 “양국은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인권 존중, 법치라는 가치를 깊이 있게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리퍼트 대사가 최근까지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던 척 헤이글 국방장관을 비롯해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마이클 시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선임고문,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 오바마 행정부의 전현직 주요 인사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국무부에서 열린 리퍼트 대사 취임 선서식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예고 없이 등장해 리퍼트 대사에 대한 강한 신임을 보여줬다. 미국 대통령은 대사 취임 선서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게 관례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안호영 주미 대사에게 “오늘(24일) 부임 축하 리셉션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불고기를 많이 주십시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오바마#마크 리퍼트#주한 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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