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ED 조명… ‘OFF’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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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종사업 선정 5년만에 손 떼기로, 해외인력 철수… “LED 부품에 집중”
업계 “다른 전략사업도 수정 가능성”

삼성전자가 2010년 5월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던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중 조명 분야에서 사실상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LED 조명과 관련된 해외 사업(판매, 마케팅 등)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북미와 유럽 등 주요 해외 법인과 지사에서 LED 조명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조직과 인력을 철수시키고 있다. 또 해외 거래처에도 ‘더이상 LED 조명 관련 해외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늦게 시장에 진입하다 보니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이 버거웠던 데다 최근에는 저가 공세를 펼치는 업체도 많아져 이같이 결정했다”며 “앞으로는 LED 부품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열등과 할로겐 조명보다 수명은 길면서 전력 소비량이 적어 차세대 조명으로 각광받는 LED 조명은 필립스와 오스람 같은 유럽계 글로벌 전자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견·중소 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국내에서는 LED 조명 사업을 접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일부 제품 영역은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있어 공격적인 시장 확대는 불가능하다.

전자업계에서는 LED 시장의 큰 축을 이루는 △디스플레이용 백라이트유닛(BLU) 등 전자 제품용 부품 △조명 △자동차용 부품 중 삼성전자가 전자 제품용 부품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LED 관련 매출의 90% 이상이 전자 제품용 부품에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LED 부품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부문에서도 향후 시장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의 5대 신수종 사업(LED,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의료기기, 바이오제약)에 대한 전략 수정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삼성SDI가 주도하는 태양전지 사업에서도 결정계 제품과 관련해선 사업화를 중단했다. 박막형 제품에 대해서만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또 의료기기 사업을 해온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을 삼성전자로 합병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led조명#삼성전자#신수종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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