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명동 사채왕’ 돈 받은 의혹 현직판사 계좌 추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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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의심스러운 자금 포착… 로비여부 등 직접조사 불가피
檢수사관 3, 4명은 피의자로 조사
검사 연루설도… ‘법조게이트’ 조짐

검찰이 현직 판사의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하고 법원으로부터 해당 판사 금융계좌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검찰 수사관 3, 4명도 같은 사건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이미 조사했고, 검사와 경찰 연루설까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져 ‘법조계 비리 게이트’가 터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최근 수도권 법원에 재직 중인 A 판사를 둘러싼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소명과 관련 자료를 받은 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 판사와 관련된 금융거래 기록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을 많이 발견했고, 이 때문에 A 판사를 직접 조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A 판사는 피의자 신분은 아니지만 그동안 제기된 의혹 외에도 A 판사의 돈거래에 살펴볼 부분이 많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A 판사는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모 씨(60·구속)와 알고 지내면서 2008, 2009년 6억 원의 금품을 받았고 최 씨 관련 사건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 판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 씨와는 작은아버지를 통해 알게 돼 만난 적은 있지만 금전 거래는 없었다는 해명과 관련 자료를 법원과 검찰에 제출했다”면서 “계좌에도 특별한 게 없을 것이지만 근거 없는 의혹 때문에 너무 지쳐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검찰은 수사 관련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최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던 검찰 수사관 3, 4명의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한 뒤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쳤고, 직접 대가성 유무 등을 따져본 뒤 형사처벌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이들은 각종 범죄 혐의로 전국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를 많이 받았던 최 씨와 여러 차례 접촉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안팎에선 “최 씨가 관리하는 검사도 7명이나 된다”는 구체적인 얘기가 나돌고 있어 이 역시 검찰의 확인 대상이다. 최 씨의 로비 대상엔 경찰도 포함됐다. 2012년 최 씨를 구속했던 대구지검 서부지청과 지난해 의정부지검 등에선 최 씨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관 3, 4명을 수사해 일부 기소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가 관리한 판사, 검사, 검찰 수사관과 경찰이 10여 명이나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최 씨는 사기도박단의 전주(錢主) 역할을 하면서 전국 도박판을 장악했고 이 과정에서 공갈과 협박, 마약, 사기, 무고교사, 위증교사, 변호사법 위반 등 20여 가지 범죄를 저질러 수사와 재판을 거듭 받아왔다.

최우열 dnsp@donga.com·조건희 기자
#명동 사채왕#현직판사 계좌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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