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합작 9363억 투자 ‘울산아로마틱스’ 출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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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종합화학-日 JX에너지, 10년전 의기투합 결실

SK종합화학과 JX에너지가 합작한 울산아로마틱스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종합화학과 JX에너지가 합작한 울산아로마틱스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의 화학부문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일본 최대 에너지기업 JX에너지와 합작해 울산에 건설한 울산아로마틱스(UAC) 공장이 23일 준공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개정 뒤 처음 이뤄진 대규모 합작 투자다.

SK종합화학과 JX에너지가 50%씩 총 9363억 원을 투자한 UAC는 연간 파라자일렌(PX) 100만 t과 벤젠 6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PX는 폴리에스터 섬유와 페트병 등의 기초 원료, 벤젠은 반도체 분리막 세척제 등의 기초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제품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SK종합화학과 JX에너지가 절반씩 나눠 갖는다.

울산아로마틱스 공장은 3월 준공을 마친 후 시험가동을 거쳐 6월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현재 가동률은 100%.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등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은 연간 281만5000t의 PX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생산된 PX와 벤젠의 95%는 세계의 공장이 모여 있는 중국과 인도 등에 수출된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울산아로마틱스 프로젝트는 JX에너지와 SK종합화학의 성공적인 협력모델로서 향후 두 회사가 손잡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생산기지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기무라 야스시(木村康) JX홀딩스 및 JX에너지 회장은 2004년부터 공동 세미나와 연구모임 등을 통해 우의를 다져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양사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JX에너지는 대지진으로 센다이(仙臺) 정유공장에 화재가 발생해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했고 2억 달러(약 2100억 원)어치의 원유를 처리하지 못하게 됐다. 이때 SK이노베이션이 물량을 모두 구입해줬고, 일본에 부족한 석유제품을 공급했다. 이번 준공식에서 기무라 회장은 “훌륭한 결실을 맺도록 함께 노력해준 ‘소중한 벗’ 최태원 회장에게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2011년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지만 지주회사의 경우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모두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외촉법 조항 때문에 법인 설립이 불가능했다. 정부가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50% 이상만 가져도 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야당 반발로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 12월 31일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됐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2012년 11월 착공해 이제 공장을 열게 된 것이다.

시장 상황은 어렵다. 지난해부터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돼 수요는 줄었지만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 중동 지역에서 경쟁자가 늘었다. 작년 9월 t당 평균 1489달러이던 PX 가격은 지난달 평균 1262달러까지 하락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이 폴리에스터 섬유 자급률 확대 정책을 펴면서 기초 원료인 PX 수요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SK종합화학#울산아로마틱스#JX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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