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서 있는 수많은 차 중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뉴 아우디 A8은 그만큼 위풍당당했다.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을 지향하는 A8은 앞부분이 주차구역 앞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전체 길이(전장)가 5265mm나 된다. A8의 맞수로 상당히 긴 차로 평가받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S클래스(2014년형 기준 5116mm 또는 5246mm)보다도 길다. 전반적으로 디자인은 기존 모델에서 크게 바뀐 게 없지만 스포티함이 강조됐다.
동아일보 자동차 담당 기자 3명은 A8 L 60 TDI 콰트로를 타고 두물머리를 비롯한 경기 양평 일대를 다녀왔다. 이 모델은 2014 부산 모터쇼에서 아우디 부스의 메인카로 처음 공개됐다. 가격이 1억7840만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아서일까. “우와”를 연발하면서도 막상 운전대를 잡으려니 조심스러웠다.
없는 게 없는 ‘일등석’ 뒷자리
김성규(이하 김)=이 차의 모든 기능은 뒤에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안 되는 게 뭔지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최예나(이하 최)=역시 ‘회장님 차’예요.
강유현(이하 강)=우와, 뒷좌석 의자에 안마 기능이 있어요. 4가지 프로그램(물결 두드리기 펴주기 허리)이 있는데 각각 속도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뒷좌석 센터의 콘솔에 리모콘이 있어요. 한 번에 10분씩 지속되고요. 전날 제대로 잠을 못 잤는데 좋네요. 그런데 강도가 조금 더 세면 좋았을 것 같네요.
김=친절하게도 안마 기능은 운전석에도 있네요.
최=뒷좌석 시트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어요. 뒷좌석은 이렇게 할 수 있는 차가 별로 없지 않나요? 앞자리 시트를 앞뒤로 움직일 수도 있어서 다리를 쭉 펴기 쉬워요. 앞 시트 뒤에 다리받침도 있어서 편하게 다리를 올릴 수 있습니다.
강=지금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요. 디스플레이가 앞좌석 헤드레스트 뒤쪽에 붙어 있네요. DVD도 볼 수 있고요. 지금 차량 라디오 주파수가 바뀌고 있죠? 제가 뒷좌석에서 조절하고 있거든요. 앞자리가 아니어도 라디오를 작동할 수 있네요.
김=디스플레이에 연결하는 헤드폰이 멋있네요. 아우디 로고가 그려져 있는 게….
최=뒷좌석에 화장 거울도 있어요. 각도 조절이 돼서 거울이 위에 있어도 잘 보이네요. 세심함이 돋보이는 기능이네요.
강=낮에 치고 다니면 눈부시지 않아 좋겠어요. 뒷좌석에 접이식 테이블을 펼 수도 있습니다. 센터 콘솔에 접혀 들어가 있어요.
김=이 정도면 비행기로 치면 거의 퍼스트클래스네요.
최=뒷좌석이 너무 편해서 잠이 솔솔 오는 것 같아요.
조용하고 가속력은 폭발적
김=차가 정말 조용하네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느낌이랄까? 미끄러지듯 나갑니다. 코너링하는 데도 차가 왜 쏠리지가 않죠?
최=회장님 몸 흔들리시면 안 되니까? (웃음) 근데 이거 디젤 엔진 맞죠? 믿기지 않을 만큼 소음도 진동도 없네요. V8 디젤 직분사 트윈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됐다는데 가속력도 좋은 것 같아요.
이 모델의 최고 출력은 385마력으로 기존 모델보다 35마력 상승했다. 최대 토크는 86.7kg·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다. 웬만한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수치다.
강=과속방지턱을 지나가는데도 흔들리는 느낌이 없어요. 승차감은 확실히 좋아요.
최=차가 멈췄을 때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네요? ‘스타트 스톱 시스템’인데 연료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김=지금 속도를 꽤 올렸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아요. 가속을 해도 무리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강=가속이 빨리 되는 것 같아요. 확 튀어나가려는 본능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속도가 빨리 올라갑니다. 핸들이 가벼워요. 나쁜 뜻이 아니고 여자들이 한 손으로 운전하기에 버겁지 않을 것 같아요.
최=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약간 불친절한 느낌이에요. 대개의 경우 속도만 나오고 방향은 갈림길에서만 가르쳐주네요. 전 모델에 기본적으로 장착된 건데 방향이 조금 더 자세하게 나온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점심은 꼬막짬뽕과 찹쌀탕수육으로 유명한 예지현(경기 양평군 양평읍)에서 먹기로 했다. 중국집과는 살짝 어울리지 않지만 기계에서 바로 뽑아 준다는 마스카포네치즈 아이스크림도 평이 좋았다. 차를 세우기 위해 공영주차장에 들어섰다.
강=후진기어를 넣으니 뒷유리 차양막이 자동으로 내려가네요.
김=트렁크가 정말 넓네요. 스키백을 포함해 스키를 최대 2벌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VIP를 위한 차
김=계기판이 명확하게 잘 보여서 좋아요. 핸들 때문에 시야를 가리는 것도 없고 명도도 좋고 내용이 명확하게 눈에 잘 들어와요.
강=센터 콘솔에 있는 아우디 로고가 그려진 아날로그 시계가 멋있네요.
낮에 운전한 탓에 이 차의 핵심 기능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써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좌우로 고강도 LED 램프가 각각 25개 있어 운전자의 시야를 더 밝고 넓게 확보해준다. 코너링을 할 때는 돌리는 방향으로 광도를 높여준다. 맞은편에 차량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빔을 하향 조절해 상대방의 눈이 부시지 않게 한다.
김=차는 정말 좋은데…. 유일한 단점은 가격인가요? (웃음)
10개 모델 가운데 가장 싼 뉴 아우디 A8 50 TDI 콰트로가 1억2670만 원, 가장 비싼 A8 L W12 6.3 FSI 콰트로는 2억531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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