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표현력 뛰어난 연기 고수 ‘단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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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드’가 선호하는 배우들

‘왔다! 장보리’ 시청률을 견인한 악녀 연민정 역의 이유리. 순하고 착한 연기를 해왔던 이유리는 tvN ‘노란 복수초’와 이 드라마를 통해 대표적인 악녀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동아일보DB
‘왔다! 장보리’ 시청률을 견인한 악녀 연민정 역의 이유리. 순하고 착한 연기를 해왔던 이유리는 tvN ‘노란 복수초’와 이 드라마를 통해 대표적인 악녀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동아일보DB
막장 드라마(막드) 성패의 절반은 연기에 달렸다.

개연성과 현실성 없는 극에 시청자를 몰입시키려면 탁월한 연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BC ‘왔다! 장보리’ 속 연민정(이유리)의 핏대 세운 절규나 올해 초 50%에 가까운 시청률로 막을 내린 KBS ‘왕가네 식구들’ 속 고민중(조성하)의 처절한 궁상맞음이 없었다면 기록적인 시청률은 불가능했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드라마가 막장일수록 연기의 난도는 높아진다. 분노와 슬픔 등 감정표현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중장년층 시청자를 겨냥한 막드는 이미지보다는 대사 전달력이 중요하다. 배우들은 악을 쓰는 와중에도 시청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좋은 발성과 발음을 갖춰야 한다.

막드가 선호하는 배우는 ‘중고’ 신인과 중견 연기자 두 부류로 나뉜다. 임성한 작가는 중고 신인을 주연으로 기용한다. ‘인어 아가씨’의 장서희, ‘하늘이시여’ 이태곤, ‘오로라 공주’ 전소민과 오창석, ‘압구정 백야’ 박하나 강은탁 등은 모두 무명시절이 길어 ‘신인’인줄 오해받은 배우들이다.

‘왕가네 식구들’의 문영남 작가는 KBS ‘사랑과 전쟁’에 출연하던 무명 배우 김희정을 자신의 페르소나로 발탁한 바 있다. 방송계 관계자는 “스타급 배우들은 때로 대본에 불만을 표하는 반면 중고 신인들은 어렵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한다. 작가들도 이런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톱스타가 없는 막드 초반에 시청자를 모으는 이들은 탄탄한 연기력에 높은 인지도를 갖춘 중견 배우들이다. 한진희 임채무 정혜선 김영옥 한혜숙 김보연 금보라 이보희 등은 여러 막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얼굴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막드의 남자 캐릭터는 헛똑똑이가 많고 여자들은 피해자이거나 악녀”라면서 “남자 배우에겐 찌질하거나 권위적인 느낌의 연기를, 여배우에겐 청승맞거나 독한 연기를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분석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막장 드라마#막드#연기력#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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