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터키 여행 패키지 상품이 해외건축연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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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원들, 비용도 “자비부담” 거짓해명

충남 천안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외국 견학’을 명분으로 추진한 해외 연수가 모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비 부담이라는 해명도 사실상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시의회 건설위 소속 의원들은 19일 9박 10일 일정으로 터키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 연수 일정은 20일 고대 건축물 현지답사를 내세워 이스탄불과 차나칼레, 트로이 도시성벽과 로마, 코린트 양식을 본 뒤 다르다넬스 해협으로 이동한다. 이후 고대문화 유적지인 에페스 고대 원형극장,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 비둘기골짜기, 파샤바으 계곡, 지하 도시 카이마클리 등을 둘러본다.

시의회는 이 같은 연수계획을 세우면서 ‘해외 선진지 견학을 통해 시정의 견제와 감시기능 강화, 시정 발전’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 같은 일정은 한 여행사가 만든 ‘히트 홈쇼핑 따라잡기’ 터키 완전일주 9일(전일 특급호텔+벨리댄스 포함+5대 특식)과 동일한 것. 이 상품에는 배 안에서 여유롭게 차이티를 즐기며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안탈리아 유람선 관광과 벨리댄스, 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등이 선택 관광으로 포함돼 있다.

특히 시의원들은 자비로 부담했다고 밝혔으나 이 패키지 상품의 비용은 1인당 196만8600원으로 시의원들의 부담은 불과 15만 원 안팎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관광성 연수와 관련해 천안에서는 2012년 이후 해외연수 심의위원회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시민 강모 씨(53)는 “연수도 아닌 여행으로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했다면 당연히 반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안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연수가 천안시의 정책과 의정활동에 어떻게 반영될지 결과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볼 것이다.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주민소환, 지원 예산 환수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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