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안 가려 어부후계자 등록 프로게이머, 우승 자랑하다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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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 농어업경영인 군복무 대체' 제도를 악용해 현역 입대를 피하려던 사람들이 적발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22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후계 농어업경영인 복무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까지 허위로 후계 농어업경영인으로 등록해 군복무를 대체하던 4명이 편입 취소되며 자격을 박탈당했다.

충남 보령시에 후계어업인으로 등록해 군 복무를 대체하던 프로게이머 A씨는 실제로는 어업활동을 하지 않고 프로게이머 활동을 계속 해왔다.

A씨는 대체 복무 기간인 지난 2012년 5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간 게임대회에 출전하는 등 프로게이머 활동을 했다. 심지어 게임대회에서 우승을 해 상금도 받고 언론 인터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우승한 게임대회에서 본인의 활약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랑했다가 병무청 담당자에게 발각됐다.

B씨는 한우를 사육하는 후계 농업경영인으로 등록해 대체 복무를 신청했으나 실제로는 소를 기르지 않고 치킨 배달 일을 하다 잠복 중이던 병무청 직원에게 적발됐다. B씨는 적발 과정에서 심한 저항까지 했다.

나머지 면피자들도 근무지를 이탈해 서울에 거주하거나 농·어업과 상관이 없는 일을 하다가 자격이 박탈됐다.

후계 농어업경영인이란 지방자치단체장이 영농기반, 경력, 사업계획 등을 평가해 선발하는 인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다. 매년 400~500명 가량이 이 제도를 통해 군 복무를 대체하고 있다.

정 의원은 후계 농어업경영인 제도가 악용되는 이유로 실태관리 부족을 지적했다. 해당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월 1회, 관할 지방병무청에서 연 1회 사업장을 방문해 점검하는데 대상이 개인사업장이기 때문에 감시가 쉽지 않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정미경 의원은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성실하게 일하는 다른 후계농어업경영인과 국군 장병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선발과정에서부터 근무기간 동안 부정행위가 통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g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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