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고장 한빛원전 3호기 엉뚱한 곳 수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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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9시간 되도록 문제부위 못찾아… 미량이지만 방사능 누출도 안 알려

한국수력원자력이 18일 가동이 중단된 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고장 부위를 사고 발생 후 9시간이 지나도록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고장 난 부품을 내버려둔 채 멀쩡한 부품을 점검하는가 하면, 극미량이긴 해도 방사능이 누출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원전 관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1일 한수원과 한빛원전 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에 따르면 한수원 측은 사고 전날인 17일 오후 1시 반경 한빛 3호기의 증기발생기 밖에 매달린 방사능 감지기의 수치가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집중감시에 들어갔다.

한빛 3호기에는 증기발생기(A·B) 2개가 있고 각각의 증기발생기에 감지기가 붙어 있다. 이 중 A증기발생기의 감지기 수치가 평소의 130배로 높아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A증기발생기를 점검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방사능 수치가 계속 올라가자 한수원 측은 오후 11시쯤 발전 출력을 낮췄고 다음 날 오전 2시경 원전을 세웠다. 한수원은 A증기발생기의 밸브를 차단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확인한 결과 고장이 난 증기발생기는 A가 아니라 B였다. B증기발생기의 세관(원자로 열을 전달하는 관)이 갈라져 방사능이 새 나왔는데 B에 달린 감지기는 고장 나 이를 감지하지 못했고 대신 바로 옆 A증기발생기의 감지기가 반응한 것이었다. 한수원 측은 문제가 생긴 B 대신 A를 고장 기기로 지목해 9시간 넘게 허둥댄 것이었다.

한수원 측은 원전 가동 중단 당일 이 문제를 파악했지만 외부에는 원전 가동 중단 사실만 공개했다. 한수원은 또 세관 균열로 방사능에 오염된 증기가 외부로 일부 빠져나갔다는 사실도 뒤늦게 공개했다. 한수원 측은 “검출된 방사능량이 허용 기준치의 수백억분의 1 수준이라 크게 의미 있는 내용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한빛원전 3호기 고장#한빛원자력발전소 3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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