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어렸을 땐 기우제도 지냈지” 비가 싫지 않은 양상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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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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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신바람 나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이겼는데 2차전이 이틀 연속 비로 2차전이 취소됐다. 사령탑으로 아쉬움을 클 것 같았지만 21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양상문 LG 감독(사진)은 경쾌한 기분으로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봤다.

양 감독은 “원래 운동선수 출신은 비가 내리면 매일 신난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그렇게 배어 있을 수밖에 없다. 비 오는 날만 쉴 수 있었다”고 웃으며 비와 관련한 옛 기억을 소개했다.

중학교(부산 동성중) 시절이니 벌써 40여 년 전 이야기였다. 양 감독은 “신경식 코치와 중학교를 같이 나왔는데 어느 날 홀로 장난스럽게 기우제 비슷한 ‘굿’을 했다. 그러자 비가 쏟아졌다. 다들 신이 났다. 그 다음에 하늘이 흐린 날에는 계속 ‘굿’을 부탁했다. 몇 번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어느 날은 아무리 기우제를 지내도 비가 안 내렸다. 그래서 몰래 물을 뿌려 버렸다”며 “결국 감독에게 걸렸고 입으로 물을 다 퍼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25명이 달라붙어서 운동장에 있는 물을 모두 퍼냈다”며 웃었다.

중학생에게 입으로 운동장 물을 퍼내라는 감독의 벌, 지금 같아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40여 전 기억은 이제 웃음이 터지는 추억이 됐다.

양 감독은 “이병규(7번)도 1차전에서 사구를 맞아 통증이 있었는데 경기를 안 해 충분히 회복되고 있다. 체력적인 부분도 좋아졌다”며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비를 즐겁게 받아들였다.

마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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