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출신 감독들 ‘시련의 계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6시 40분


김시진-이만수-송일수-김응룡(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김시진-이만수-송일수-김응룡(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5∼9위 팀, 선동열 감독 빼곤 재계약 실패
김시진·이만수·송일수 1980년대 한솥밥
김응룡, 과거 사장·감독으로 삼성과 인연

프로야구가 포스트시즌에 돌입했지만, 오히려 장외가 더 뜨겁다. 연일 감독 경질과 선임 뉴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에 올라가 있는 1∼4위 팀 감독이야 무풍지대지만, 가을잔치에 나서지 못한 하위 팀들은 시즌 종료에 맞춰 칼바람을 맞고 있다. 5∼9위 팀 감독 가운데 8위인 KIA 선동열 감독만 2년 재계약으로 살아남았을 뿐, 5·6·7·9위 감독은 이미 가을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한꺼번에 휩쓸려 나갔다.

우선 롯데 김시진 감독은 이미 17일 시즌 최종전에 앞서 사표를 내고 LG전을 치른 뒤 자진사퇴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 3년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서지 못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이어 시즌 종료와 함께 한화 김응룡 감독도 물러났다. 한화와 김응룡 감독은 공식적으로 계약(2년) 만료에 따른 이별이다. 여기에다 21일에는 SK와 두산에서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했다. SK는 김용희 육성총괄을 신임 감독으로 확정했고, 두산은 SK 김태형 코치를 전격적으로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만수 감독과 송일수 감독은 옷을 벗게 됐다. 이만수 감독은 계약기간이 올 시즌까지였기 때문에 재계약 불발이고, 송일수 감독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3년간 계약이 돼 있었기 때문에 경질된 것이다.

김시진, 이만수, 송일수는 1980년대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 특히 1958년생인 김시진과 이만수는 대구상고∼한양대∼삼성에서 오랜 기간 배터리를 이룬 죽마고우다. 재일교포인 송일수는 1984∼1986년 3년간 재일교포 김일융의 전담 포수로 활약하며 김시진 이만수와 삼성의 전성시대를 함께 했다.

올 시즌 개막할 때만 해도 야구계에서는 “삼성 출신이 감독 자리를 다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가 화제가 된 바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을 제외하고 모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 송일수, SK 이만수, 롯데 김시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삼성 선수 출신이고, 김응룡 감독은 삼성 감독과 사장으로, 선동열 감독은 삼성 코치와 감독으로, 김기태 감독은 삼성 선수로, 김경문 감독은 삼성 코치로 몸담은 바 있다. 10구단 kt 조범현 감독도 삼성 코치를 지냈다.

그러나 인생만사 새옹지마다. 김기태 감독은 시즌 초반에 자진사퇴했고, 시즌 종료와 함께 김응룡 송일수 김시진 이만수 감독이 나가면서 삼성 출신 사령탑들이 줄줄이 해고되고 말았다.

올 시즌 개막 때만 해도 승부의 세계에서 칼을 겨눴지만, 이제 유니폼을 벗은 이들은 모두 ‘야구인’으로 남게 됐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다시 만나는 게 인생사.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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