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집 놔두고 떠도는 전자랜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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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홈구장서 잇달아 국제대회
시즌 개막이후 8경기 연속 원정… 삼성 꺾고 3승 1패 단독 2위로

‘유랑 극단’이 따로 없다. 시즌 개막 후 전국을 떠돌고 있는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신세가 꼭 그렇다. 전자랜드는 11일 시즌 개막 후 10월 한 달 동안 8경기 연속으로 방문경기를 치러야 한다. 연고지 인천에서의 첫 안방경기는 11월 2일 모비스를 상대로 잡혔다.

전자랜드가 집 밖을 전전하게 된 것은 연이은 국제대회 때문이다. 안방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아시아경기 농구에 이어 이번 주에는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 농구 경기가 열리고 있다. 전자랜드는 11월에 뒤늦은 홈 개막전을 치른 뒤 다시 3경기 연속 방문경기를 다녀야 한다. 이 기간에는 장애인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된다. 전자랜드는 시즌 전 준비 과정에서도 인천 아시아경기 준비 관계로 연습장조차 제대로 쓸 수 없어 부산 제주 등지에 훈련 캠프를 차리는 어려움을 겪었다. 다음 주 전자랜드는 5일 동안 울산-창원-원주를 돌며 3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이 잡혀 있다. 전자랜드 김성헌 사무국장은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고단한 타향살이에도 전자랜드는 21일 잠실에서 삼성을 85-79로 꺾고 3승 1패로 단독 2위에 올랐다. 탄탄한 수비와 성실한 플레이를 강조하는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사진) 특유의 조직 농구가 빛을 발하고 있어서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7.5점을 터뜨리며 간판 슈터가 된 정영삼을 비롯해 이현호 정병국 박성진 등이 고르게 활약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주장을 맡고 있는 리카르도 포웰도 끈끈한 리더십으로 동료들을 이끌고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홈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는데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는 9개 팀 상대로 모두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전력이라 매 경기 전력투구할 따름”이라고 했다. 전자랜드는 안방경기 때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는다. 선수들의 옷장 속에 오랫동안 보관돼 있는 그 유니폼이 등장하는 순간 전자랜드는 더욱 강해질지 모른다. 삼성은 1승 4패로 LG와 공동 최하위로 처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전자랜드#원정경기#유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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