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원 교수 “첼리스트 양성원 내려놓고 브람스-슈만만을 살려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첼로 협주곡 음반 낸 양성원 교수

“첼리스트 양성원의 색깔을 최대한 없애고 브람스와 슈만을 살려내고자 애썼죠. 20년 후 사람들이 좋은 브람스, 슈만 연주곡을 듣고자 할 때 이 앨범을 선택하게끔 만들려고 공을 들였습니다.”

첼리스트 양성원(47·연세대 음대 교수·사진)이 최근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와 함께 녹음한 브람스-슈만 첼로협주곡 음반에선 브람스, 슈만 곡 특유의 낭만주의가 느껴진다. 데카에서 출시한 이 음반은 28일 발매 예정이다. 미리 들어보니 때로는 첼로의 활과 현이 강하게 부딪치면서 내는 ‘질긴’ 소리가 깊은 울림을 만들고, 첼로와 피아노가 주거니 받거니 서로 속삭이듯 조화로운 선율을 뽑아냈다.

17일 서울 연세대에서 만난 양성원은 “브람스와 슈만의 첼로 레퍼토리는 호화 로맨틱의 정수”라며 “30년 전 처음 연주했던 곡들을 위주로 담았다. 이제야 비로소 이 곡들을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번 음반은 3장의 CD로 제작됐다. 두 장에는 브람스 첼로 소나타 1번, 2번과 슈만 환상소곡집 Op.73, 다섯 개의 민요풍 소품 Op.102,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Op.70이 담겼다. 나머지 한 장은 근래 서울과 전남 여수, 프랑스 샤토 페스티벌 등에서 연주한 양성원의 모습을 담은 DVD로 제작됐다. 그는 “인간 양성원과 첼리스트 양성원의 모습을 두루 담고 싶었다”며 “무대에 오르기 전과 후의 모습에서 아티스트로서의 음악적 철학과 인간적인 모습을 보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 앨범 녹음을 위해 악기를 대여했다. 평소에는 1697년산 그란치노 첼로를 사용하지만 이번 녹음 과정에선 1692년산 과르네리 첼로를 빌려 사용했다. “기존의 첼로는 콘서트용이라 굉장히 풍부한 소리를 내는 편이에요. 과르네리는 풍부한 소리를 내진 않는데 아주 내성적이고 세밀한 깊은 소리를 내죠. 전체 악곡의 유기적 설계를 완벽하게 만들어낸 브람스와 정신적, 육체적 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곡을 작곡한 슈만의 내적 세계를 담고 싶었어요.”

양성원은 11월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음반 수록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일본 공연은 11월 16일 가나가와, 17일 오사카, 18일 도쿄. 국내 공연은 11월 21일 경기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22일 고양 아람누리 하이든홀,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양성원#첼로 협주곡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