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LED라더니 형광등 설치한 아파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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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서 입주민들 집단 반발
“홍보물 허위 광고로 소비자 우롱… 에너지 절감 역행… 전기료 부담 커져”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강원 춘천시의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당초 홍보대로 아파트 시설이 시공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540여 가구가 지어진 춘천의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 전 아파트 홍보물에는 지하 주차장의 조명이 발광다이오드(LED)등이라고 소개해 놓고 실제로는 일반 형광등이 설치돼 ‘허위 광고로 소비자를 우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실시된 사전점검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건설사에 항의하거나 입주 예정자들의 인터넷 카페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사기당한 기분이다’, ‘시대 역행’, ‘홍보물에는 LED로 돼 있는데…어이없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입주 예정자는 건설업체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LED 교체 계획이 없고 홍보물은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입주 예정자 A 씨(46)는 “당초 기억하는 홍보물에는 분명 지하 주차장에 LED등을 설치한다고 돼 있었다”며 “화가 나 입주를 포기하고 집을 내놓을까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LED등은 일반 형광등에 비해 전력 소비가 적고 수명이 길지만 설치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형광등 설치는 건설사로서는 비용이 절감되지만 입주민들은 전기료 부담이 커진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65W LED등은 비슷한 밝기의 형광등(100W)에 비해 35%의 전력 절감 효과가 있고 사용 수명도 3만 시간으로 4배가량 길다. 이 때문에 LED등의 설치비용은 형광등보다 2.8배가량 많이 들지만 4년 정도면 설치비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형광등 사용은 에너지 절감이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아파트 지하 주차장 조명을 LED등으로 교체 시 최대 200만 원까지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3월까지 컨설팅을 신청한 106개 아파트 단지 중 43개 단지의 형광등 1만950개를 교체하면서 연간 2억8000여만 원의 전기료 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다.

해당 아파트 건설사 관계자는 “LED로 시공한다는 홍보물은 2012년 5월 분양 승인 전에 분양대행사 측이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분양 때 홍보물에는 그 부분이 빠져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며 “입주 예정자들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있으면 협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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