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생활용품이 중국산보다 싸다고? 이유를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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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로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저가(低價)의 대명사'인 중국산 보다 값싼 유럽산 생활용품이 국내 대형마트에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자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주요 생활용품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유럽산 생활용품의 평균 가격이 같은 규격의 중국산 제품보다 약 10%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제품 별로 보면, 유럽산 세탁바구니(25L 용량)의 가격은 5800원이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의 가격은 이보다 17.2% 비싼 6800원이었다. 2010년과 비교해 보면 중국산 제품은 1400원 비싸졌지만, 유럽산 제품은 오히려 2100원 가량 내려 가격이 역전됐다. 또 빨래 건조대의 경우 2010년 3만9800원이었던 유럽산 제품은 올해 2만7800원이 됐다. 반면 중국산 제품은 2010년 2만5800원에서 올해 3만 원으로 올랐다.

롯데마트는 유로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3월 최고 유로 당 1491원대를 기록했던 원-유로 환율은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1350~1360원대를 맴돌고 있다. 17일 기준 원-유로 환율은 1366.7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1,448.76원) 대비 5.6% 가량 하락한 반면 원-위안 환율(173.56원)은 전년(174.34원) 대비 0.4%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큰 유럽산 상품의 원가절감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유료화 환율 하락이 한창이던 7월말~8월초 유럽에서 직접 제품을 수입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2011년부터 생활용품 분야의 관세가 철폐된 덕도 봤다.

최근 유럽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급망이 확대된 것도 가격 하락의 요인 중 하나다. 롯데마트는 2010년 50여 개에 불과했던 유럽산 생활용품 취급 품목 수를 올해 180여 개로 늘렸다. 상품을 들여오는 국가 수도 3, 4곳에서 영국 스위스 등 10여 개로 늘렸다. 올해 들여온 총 물량은 지난해의 배에 이른다. 매출은 약 5년 사이 6배가 됐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마트에서는 원-유로 환율이 1385원대를 기록했던 2012년 11월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었다. 롯데마트는 유럽산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29일까지 유럽에서 직수입한 수납용품 등을 기존 제품 가격에 비해 20% 저렴하게 선보이는 행사를 연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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