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경찰견과 눈높이 맞춘 스킨십으로 친해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고교생이 만난 경찰견 핸들러 이재호 경위

경기대명고 2학년 김수연 양(오른쪽)이 최근 서울 서초구 서울경찰특공대에서 경찰견 핸들러인 서울경찰특공대 이재호 경위(왼쪽)와 경찰견 캅(가운데)을 만났다.
경기대명고 2학년 김수연 양(오른쪽)이 최근 서울 서초구 서울경찰특공대에서 경찰견 핸들러인 서울경찰특공대 이재호 경위(왼쪽)와 경찰견 캅(가운데)을 만났다.
킁킁 냄새를 맡으며 주위를 서성거리던 개가 사물함 앞에 멈췄다. 딱 앉아 자신을 이끈 사람을 바라보는 것으로 ‘바로 이곳’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물함을 열어보니 화약이 묻은 탐지훈련용 샘플이 들어 있다. “잘했어, 캅!”

이곳은 서울 서초구 서울경찰특공대의 경찰견 폭발물 탐지 훈련 현장. 똑똑하게 폭발물 탐지에 성공한 경찰견은 셰퍼드인 ‘캅’, 캅을 이끈 파트너는 경찰견 핸들러인 서울경찰특공대 이재호 경위다.

경찰견 핸들러는 경찰견 훈련을 지도하고 경찰견과 함께 호흡하면서 현장 업무를 진행하는 경찰. 10월 21일 ‘경찰의 날’을 기념해 최근 경기대명고 2학년 김수연 양이 서울경찰특공대에서 이 경위를 만났다.

우직한 셰퍼드, 활발한 레트리버

서울경찰특공대 경찰견의 주요 업무는 마약·폭발물 탐지나 인명구조를 위한 수색작업 등이다. 경찰견 핸들러는 경찰견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평소에는 경찰견을 조련시키고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 함께 출동해 임무를 수행한다.

서울경찰특공대에 있는 경찰견 종류는 모두 4종으로 셰퍼드, 스프링거 스패니얼, 레트리버, 말리노이. 우직한 성격의 셰퍼드, 친화력이 좋은 레트리버처럼 종마다 장단점을 다르게 갖고 있어 적절한 업무에 투입된다.

이 경위는 “여성이나 어린이 참가자가 많은 행사의 경우는 무섭게 생겨 위압감을 주는 셰퍼드보단 순하게 생긴 레트리버가 나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경찰견 캅이 경찰견 핸들러인 이재호 경위와 함께 폭발물 탐지 훈련을 하는 모습.
경찰견 캅이 경찰견 핸들러인 이재호 경위와 함께 폭발물 탐지 훈련을 하는 모습.
경찰견 훈련, 수학문제 푸는 것 같아요

경찰견 핸들러 한 명당 담당하는 경찰견은 1, 2마리. 동고동락하는 경찰견과 경찰견 핸들러의 애정은 남다르다.

물론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과 함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 경위는 경찰견 핸들러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경찰견을 훈련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 역시 경찰견 훈련에서 온다.

이 경위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경찰견도 모두 성격과 특징이 달라 그에 맞는 훈련을 해야 한다”면서 “적절한 훈련법을 선택해 훈련성과가 보이기 시작하면 막힌 수학문제를 풀어낸 것처럼 희열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경찰견과 친해질까? 김 양은 이 경위에게 파트너인 캅과 친해질 수 있었던 방법을 물었다. 이 경위는 “경찰견과 경찰견 핸들러의 호흡을 맞추려면 처음에 하는 친화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틈틈이 목욕, 산책을 하며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죠. 또 말로만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꿇고 앉아 견과 눈높이를 맞춘 후 쓰다듬거나 칭찬을 하면서 교감하는 것이 저만의 비법이에요.”(이 경위)

수의학·훈련학… 경찰견 척척박사 되기

경찰견 핸들러가 되기 위해선 우선 경찰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서울경찰특공대처럼 경찰견 핸들러가 있는 경찰특공대의 외부전입을 신청해 합격해야 한다. 이후 체력, 견 운영능력 등을 가늠하는 경찰견 핸들러 선발 평가를 통과하면 된다. 이때 한국애견협회나 한국애견연맹에서 발급하는 훈련자격증이 있거나 관련된 일을 한 경험이 있으면 유리하다.

이 경위는 “경찰견 핸들러가 되고 싶다면 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대로 앉는 동작 하나를 훈련하더라도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고치고 칭찬해주는 과정을 수백 번 반복해야 해요. 인내가 필요하죠. 경찰견의 파트너로서 수의학, 견 훈련학 등 견에 대한 지식도 해박해야 합니다.”(이 경위)

글·사진 이비치 기자 ql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